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변경)에 대해 “검토하는 바 없으며, 계획에도 없다”고 밝혔다.
“국가채무비율 40% 돌파 불가피 #리디노미네이션 검토한 적 없어” #최저임금 속도조절 필요성 시사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홍 부총리는 “최근 국가채무비율 40% 관련 일부 논란이 있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내년에 확장적 재정 운영이 필요하고, 또 이 경우 재정수지 적자도 커진다는 점을 제가 문재인 대통령께 직접 보고 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대통령께서는 단기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이 상승하더라도 지금 단계에서는 확장재정 여력이 있는 만큼 재정 역할을 선제적으로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며 “이와 함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과감한 재정지출 구조조정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채무 비율은 2009년 처음 30%를 넘어선 뒤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가채무비율 40%’에 대한 경계 의식이 형성됐다”며 “그러나 지난해 2018~2022년 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채무비율이 40.2%가 될 것임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사정과 초과 세수가 없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40%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피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경로로 꾸준하게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 기조가 필요하다”며 “다만 별도로 증세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리디노미네이션 관련해서 그는 “인터넷상에서 여러 추측과 논란이 일고 있는데 지금 논의할 단계가 아니고, 추진할 계획도 없다는 정부 입장을 강조하고 싶다”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 혼란을 유발하기보다 경제 활력 제고에 역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최저임금에 관련해서는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3가지를 충분히 감안하길 희망한다”며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제 주체의 부담 능력, 시장에서의 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실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홍 부총리는 최근 그를 둘러싼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에 대해서는 “할 말은 많지만 대범하게 넘어가려고 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공식적인 정부 정책 발표 전 부처 간 의견 조율 단계에서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며 “버스 파업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한 심야 긴급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물가 담당 책임자로서 자리에 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