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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 빚쟁이서 쉰살에 팥빵집 대박, 60억 매출 올린 비결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43)

우리 시대 청년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단어가 많습니다. 일자리는 점점 줄고 국가는 저성장시대에 들어섰고, 고령화가 예고된 미래는 희망을 갖기 힘들게 합니다. 어두운 미래 전망은 결혼을 주저하게 하고, 일자리를 잡지 못한 젊은이는 좌절에 빠집니다.

꿈과 희망의 대명사가 돼야 할 청춘이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위로받는 대상이 됐습니다. 부모보다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라나 그 아픔을 극복할 힘과 마음조차 가지지 못한 청년은 계속 신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청춘이 그렇게 힘겨워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읽게 된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조금 다른 청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 이신영 지음. [중앙포토]

『한국의 젊은 부자들』, 이신영 지음. [중앙포토]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진행하는 ‘함께하는 돈 공부’라는 프로그램에서 돈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두 번째 시간의 주제는 ‘돈 벌기’였습니다. 돈 벌기라는 주제로 읽고 공부하고 토론하기 위해 선정한 책이 바로 『한국의 젊은 부자들』이었습니다. 이 책은 우울한 대한민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멋진 젊은 부자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부 일구려면 ‘덕질’해야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아침에 벌떡 일어나게 되는 것 아세요, 사실 직장 다닐 땐 다음 날 아침이 오는 게 싫어 잠들기 무서웠거든요.” 취미로 다닌 제과제빵 수업에 빠져 연 매출 30억원의 오너 쉐프가 된 제빵베이킹 전문 브랜드 마망갸또 피윤정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기쁨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다 보면 잘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좋아하는 것과 다른 직업을 선택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은 욕먹지 않을 만큼, 잘리지 않을 만큼 대충대충 하고 나머지 에너지는 엉뚱한 곳에 쓰곤 합니다. 당연히 이렇게 살면 흔히 이야기하는 성공이나 부를 만들기 힘듭니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마음이 끌려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는 일, 몰입하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일에서 성공을 만들어 냅니다. 좋아하는 일은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면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이 원리는 사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책 속 주인공은 그것을 선택할 용기가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두 손 끝 촉감으로 읽는 점자 시계 ‘닷 워치’를 선보인 김주윤 닷 대표. [중앙포토]

두 손 끝 촉감으로 읽는 점자 시계 ‘닷 워치’를 선보인 김주윤 닷 대표. [중앙포토]

“전 세계 시각 장애인이 2억 8500만명 정도 됩니다. 이 가운데 4000만명은 아예 안 보이고, 8000만명은 시력을 잃어가는 중이죠. 그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제품을 만든 겁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시각 장애인용 스마트 워치인 ‘닷 위치’를 만든 김주윤 대표는 “진정한 사업가라면 허무맹랑하더라도 세상을 바꾼다는 뜻을 품어야 해요”라고 말합니다.

연 27만원만 내면 스타 강사가 진행하는 강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ST유니타스 윤성혁 대표. [중앙포토]

연 27만원만 내면 스타 강사가 진행하는 강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ST유니타스 윤성혁 대표. [중앙포토]

비싼 학원비를 내야 하는 가난한 청춘의 현실에 도움이 되고자 연 27만원만 내면 스타 강사가 진행하는 강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에스티유니타스 윤성혁 대표는 “단지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창업하지 마세요. 정말 바꾸고 싶은 현실, 그 분노의 지점을 찾아 바꾸려고 노력할 때 돈이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합니다. 단지 돈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기술, 가치 있는 제품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젊은이가 멋진 사고를 치고 있습니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의미는 아니다’라는 괴테의 말처럼 젊은 날, 공무원, 공공기업 등 안정적 직업에 안주하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때로는 실패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 청춘의 의미이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물론 두려움도 있고 실패의 상처와 아픔도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그런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견뎌낸 사람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학벌과 부모의 경제적인 지원 없이 맨손으로 부닥쳐서 한 번에 성공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나이 쉰이며 어떻고 예순이면 어떻습니까. 사람이 한번은 성공하지 않겠습니까. 전 그 시기가 조금 늦은 쉰 살에 찾아왔을 뿐입니다.” 젊은 부자라고 칭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17억원의 빚쟁이에서 60억원 매출, 107명 직원을 둔 팥빵집 사장님이 된 팥고당 박준현 대표는 실패가 창업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 실패를 끝으로 만들지 않으면 성공은 조금 더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한 은퇴자가 고용복지센터에서 구직신청서를 쓰고 있는 모습. 5060 중산층 중 상당수는 취직하지 못한 자녀를 부양하면서 자식들의 학자금 대출까지 대신 갚아주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한 은퇴자가 고용복지센터에서 구직신청서를 쓰고 있는 모습. 5060 중산층 중 상당수는 취직하지 못한 자녀를 부양하면서 자식들의 학자금 대출까지 대신 갚아주고 있다. 우상조 기자

대출상환과 신용회복이라는 상황을 오가는 우울한 청춘만큼이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은퇴자도 우울합니다. 사는 집 한 채와 자식들 교육시킨 것 말고는 특별히 한 것이 없는데, 은퇴하고 살아가야 할 세월이 40년이라고 합니다. 준비 없이 맞이한 은퇴는 참 힘겹습니다. 노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오래 일하는 게 노인 문제 해법

노인 문제의 최고 해법은 오래 일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첫 번째로 가슴 떨리고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고, 두 번째로 의미 있거나 보람 있는 일을 찾아보고, 세 번째로 두렵지만 도전하는 일을 해보는 겁니다.

가슴 떨리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설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힘겨워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즐겁고, 아침이 오는 것이 기다려지는 행복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면, 남은 생애는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은퇴 이전의 삶이 내 선택이 아니었다면 이제는 내가 선택하는 삶에 도전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을까요. 혹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미치도록 몰입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다 보면 당신도 성공을 일궈낸 젊은 부자들처럼 대박을 칠지도 모릅니다.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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