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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스타트업 고르려면 사람을 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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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단독] 와디즈 310억원 추가 투자 유치로 누적 475억원 달성 

국내 최대 크라우드 펀딩 업체 와디즈가 14일 310억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 등의 회사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와디즈는 투자자와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스타트업에게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스타트업의 데뷔부터 자금 지원, 판로 개척을 담당하는 와디즈에 300억원이 넘는 추가 투자 금액이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 심리가 크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판교에 위치한 와디즈 사무실에서 만난 신혜성(40) 대표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기대감이 묻어났다. “지금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적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크라우드펀딩 ‘와디즈’ 신혜성 대표 #정부가 밀어주는 지금이 투자 적기 #청년 재테크 수단으로 고려할 만 #사업 집중도 확인해 옥석 가려야

스타트업 투자는 리스크가 크지 않나.  
“현재 2535 세대가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앞 세대는 저축만 해도 자산을 증식해 아파트를 살 수 있고 중산층이 될 수 있었다. 젊은 세대는 이게 불가능하다. 연봉 3000만원을 받는 급여 생활자라 하면 1년에 1000만원 정도를 떼서 스타트업에 투자하길 권한다. 직구 플랫폼인 트렌비(주식형)의 경우 6개월 동안 220%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장기 투자하라.”  
옥석을 가리는 방법이 있나.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과 팀원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들이 사업에 대한 집중도와 진정성이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와디즈 사이트에서 해당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민감한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어떻게 답변하는 지를 지켜 보는 것도 방법이다. 시간이 되면 오프라인 설명회에 참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채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부실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와디즈가 아닌 전체 채권형 크라우드 펀딩 시장의 부실률이고, 마이너스 수익까지 포함해 집계한 것이다. 와디즈의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중 채권형은 30%, 주식형은 70%로 주식형 비중이 높다. 그 중 채권형의 부실률은 7% 정도다.”
지난해 리워드형(제품으로 보상)에서도 불량 제품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방지 대책은.  
“리워드형의 경우, 심사 기준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있다. 4월엔 ‘메이커 에이드 프로그램’을 만들어 업체가 약속한 바를 이행할 수 있도록 와디즈 차원에서 투자ㆍ대출 등을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또 하반기 내 댓글량, 댓글 신속도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신뢰지수를 개발할 예정이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13일 판교디지털센터에 위치한 와디즈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와디즈]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13일 판교디지털센터에 위치한 와디즈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와디즈]

창업한지 7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그간 어떻게 변했나 
“2017년 정체기를 겪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올해 들어 스타트업의 활동이 굉장히 활발해졌다. 지난해 핫했던 위워크 등의 공유 오피스가 활성화 된 것을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정부가 스타트업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전까진 머릿속으로 대기업의 대안이라 생각하면서 말로만 규제 완화를 얘기했다. 하지만 올초부턴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었나.  
“스타트업이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라고 보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는 상황이고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자금이 스타트업에 막 들어오고 있다. 이렇게 물이 들어올 때 스타트업에 돈을 넣어야 한다.”

창업가는 투자 금액 자랑말고 어떻게 돌려줄지 고민해야

무조건 투자만 많이 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창업하는 사람도 많다.
“창업 기업이 투자금을 얼마 받았는지가 자랑인 시대가 됐다. 각자 필요한 자금을 투자 받는 것이지, 많은 금액을 유치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없다. 창업자는 투자금을 빚이라 생각해야 한다.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회사의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규제 환경은 어떻게 변화했나. 
“2015년에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2년 반이 걸렸다. 국회란 곳이 진짜 안열리는 곳이구나 체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규제 완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와디즈의 주식을 모회사(와디즈 홀딩스)로 이전하는 내용의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승인해 줬다. 정부가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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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어떻게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였나.  
“와디즈는 크라우드 펀딩 회사라기보단 플랫폼이다.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데뷔시키는 독특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데뷔만 하는 게 아니라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와디즈 얼라이언스 등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수도 있다. 와디즈는 데뷔부터 성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를 커버할 수 있다.”  
펀딩을 받은 업체에게 중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는 수익 모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플랫폼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양화 할 수 있다. 지금은 펀딩을 받는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플랫폼에 광고를 붙일 수도 있고,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 출시한 ‘W9’이란 유료 서비스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쇼룸(오프라인 매장), 글로벌 얼라이언스(해외 시장 진출 중개), 트레이더스(기업간 거래) 등에서도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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