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기도민 한 숨 덜었지만…경기버스 파업 일단 유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오후 10시 경기도 버스 노사가 파업 예고일 하루 전 막판 협상에 나섰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10시 경기도 버스 노사가 파업 예고일 하루 전 막판 협상에 나섰다. [연합뉴스]

파업 유보, 조정 기간 연장 결정

경기도 버스 노사가 14일 전날에 이어 두 번째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파업 유보, 노동 쟁의 조정 기간 연장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오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버스요금 인상 발표가 노사 협상 타결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노조 측은 “이 발표로 노사 간 추가 교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요금 인상 카드가 파업 사태를 무마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노조, 6월 말까지 구체적 대안 촉구 #입장 변화 없으면 파업 투쟁 다시 #“정부·지자체·업체 손 놓고 있다 #노조 파업 떠밀려 시민에게 피해”

경기도 15개 광역버스 업체 노조는 조정 만료일인 14일 오후 10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중재로 사측과 최종 조정 회의를 시작했다. 노사는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비공개로 교섭을 벌였다. 조정 회의에 노조측에서는 장원호 경기지역자동차노조 위원장 등 교섭위원 7명이, 사측에서는 허상준 KD운송그룹 사장 등 3명이 배석했다. 회의가 시작된 지 30분 정도 지나 정회를 하는 등 양측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 회의에서는 버스요금 인상으로 늘어날 버스업체 수익의 어느 정도를 인건비로 사용할지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14일 오후 경기도 버스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9월쯤 도내 시내버스는 1250원에서 1450원으로 200원, 직행좌석버스는 2400원에서 2800원으로 400원 오를 전망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한 버스업체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버스 앞쪽에는 준공영제 시행하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중앙포토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한 버스업체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버스 앞쪽에는 준공영제 시행하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중앙포토

노조 “시급 29.94% 인상” 요구

노조측은 버스요금 인상 발표 뒤 “노조의 요구안은 요금인상이 아니라 서울시 준공영제 버스 노선 대비 월 70만원 정도 차이 나는 임금 격차의 현실화”라며 요금 인상과 무관하게 교섭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는 회의에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급 29.94% 인상과 근로시간 준수를 요구했다.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조정 기간 연장이 결정되면서 파업은 미뤄졌다.

장원호 위원장은 “사용자와 중앙 정부, 경기도 및 각 지자체가 오는 6월 말까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충원과 버스 노동자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합리적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경기도 준공영제 노선버스 노동자의 노동 조건 개선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을 시 6월 말로 입금 협정이 끝나는 나머지 경기도 버스 노동자들의 투쟁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 시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던 버스는 589대로 양주·용인·하남·구리·남양주·포천·가평·파주·광주·의정부·의왕·과천·군포·안양 등 14개 시·군을 경유하는 광역버스다. 이는 경기도 전체 버스의 약 5%, 도 전체 광역버스의 25%를 차지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의실에서 버스 파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의실에서 버스 파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파업 불씨 여전히 살아 있어

경기도에 300인 이상 버스업체는 21개, 50~299인 업체는 35개, 50인 미만 업체는 8개다. 버스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경기도 300인 이상 버스업체는 올 7월 전까지 2250~3862명, 50~299인 업체는 내년 1월 전까지 965~1759명, 50인 미만 업체는 25~48명을 추가 채용해야 한다.

경기도는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내년 말까지 3889억원으로 추산했다. 버스요금 100원을 인상하면 업계 수입이 연간 1250억원, 200원을 인상하면 연간 2500억원의 재원을 얻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수원=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