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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모험과 도전' LPGA 스타 김인경, 남자 US오픈 지역예선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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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사진 한화큐셀]

김인경. [사진 한화큐셀]

LPGA 선수 김인경(31)이 남자 US오픈에 나갔다. 김인경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클래식 클럽 팜 데저트에서 벌어진 US오픈 1차 예선전에 출전했다. 김인경은 7192야드(파72)의 이 코스에서 81타를 쳤다.

코스는 어렵고 날씨는 더워 언더파를 친 선수는 4명이었다. 1위는 69타를 쳤다. 78명의 참가자 중 5명이 1차 예선을 통과해 2차 예선에 진출했다. 주최측은 컷 탈락한 선수들의 순위를 게시하지는 않지만 김인경의 81타는 순위로 따지면 공동 44위다. 김인경보다 높은(나쁜) 스코어를 기록한 (남자) 참가자가 29명이었다.

US오픈 1차 예선은 100곳이 넘는 곳에서 치러진다. 이곳에서 약 500명을 추리고, PGA 투어 선수 등 1차 예선 면제 선수들이 참가해 2차 예선을 여러 지역에서 연다. 2차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6월 열리는 US오픈에 참가한다.

김인경은 골프위크에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고 싶었다. LPGA 대회가 없는 기간이었고, 남은 시즌을 준비하고 연습할 완벽한 기회였다.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던 일리노이 대학 골프팀 선수이자 김인경과 한 조로 경기한 닉 필런은 “모든 것이 똑바로 가고, 모든 것이 정확했다. 체스 마스터처럼 전략이 뛰어났다. 프로의 경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필런과 김인경이 똑같이 81타를 쳤다.

김인경은 대회장 인근에서 지난 4월 벌어진 LPGA 메이저대회 ANA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를 했다. 2라운드 65타를 치면서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2012년에는 ANA에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30cm 퍼트를 넣지 못해 연장에 가서 패했다.

그랜드캐년에서 명상하는 김인경. [김인경 인스타그램]

그랜드캐년에서 명상하는 김인경. [김인경 인스타그램]

그러나 2017년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재기했고 LPGA 통산 7승을 거뒀다.

김인경의 인생에는 모험과 도전이 가득하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그는 프랑스 식당에서 원어로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불어를 배웠다. 시즌이 끝나면 한국에 돌아와 대형서점을 돌아다니며 책을 한 보따리 산다. 감명 깊게 읽은 책 저자에게는 직접 이메일도 보낸다. 김인경은 “철학이나 문학에 관심이 많다. 작가가 돼보고 싶다”고 했다.

그림도 그린다. 그는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면 ‘훌륭한 작품을 남겨줘 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 했다.

비틀스 매니어이기도 하다. 김인경은 “어떤 잡지에서 비틀스 명곡 100곡을 선정했는데 그중 95곡이 아는 노래였다”고 했다.

김인경은 17세이던 2005년 강압적인 선·후배 문화가 싫어 미국으로 홀로 유학을 떠났다. 김인경은 2012년 열린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후 불교에 귀의했다. 한동안 완벽한 채식주의자로 지냈다. “남들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스포츠를 계속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스티브 잡스처럼 인도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인도에는 가지 못했으나 인도네시아 단식원에서 13일을 보냈다. 2012년부터는 법륜스님과 함께 수행도 하고, 봉사활동도 한다. 환경에 관심이 많아 선크림을 안 바르던 시기도 있다.

2006년 말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뒤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2010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을 때도 그는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김인경은 발달 장애인을 위한 ‘스페셜 올림픽’ 홍보대사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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