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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이익 내다가 6000억 적자···한전, 3년만에 실적 급반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6년만 해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한국전력이 올해 ‘사상 최악’ 실적을 냈다. 증권사 컨센서스(-419억원)를 훨씬 뛰어넘는 6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전력구입비 증가, 국제연료가 상승 등 이유를 댔지만, 원자력발전 이용률 감소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국전력은 14일 올해 1분기 실적이 연결기준 매출 15조2484억원, 영업손실(적자) 62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적자는 분기 단위 연결 결산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실적(-1276억원) 대비 적자 폭이 5023억원 늘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본격적으로 내세운 이후 한전의 실적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7년 4분기 12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2080억원, 올해 1분기 6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한전은 구체적으로 전년 동기 혹한 대비 올해 기온이 올랐고,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해 전기 판매수익이 3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발전용 LNG(액화천연가스) 등 국제 연료가가 오르면서 전력 구입비가 7000억원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발전용 LNG가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4% 올랐다.

원전이용률 80% 못 미쳐

원전이용률 80% 못 미쳐

김갑순 한국전력 재무처장은 “원전이용률이 큰 폭으로 개선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 연료가가 오르면서 민간 발전사로부터 전력 구입비가 증가한 것이 영업손실이 증가한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그러면서 낮은 원전이용률은 적자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가 탈원전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원전이용률은 연간 최대 가능 발전량 대비 실제 발전량 비율로 가동률(연간 시간 대비 실제 가동 시간)과 비슷한 개념이다.

원전이용률은 2014년 85% 2015년 85.3%를 기록하다 2016년 79.7%, 2017년 71.2%, 2018년 65.9%로 내림세를 탔다. 다만 올 1분기까지 원전이용률은 75.8%로 반등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철판 부식 등 문제로 가동을 중단한 원전이 정비를 마치고 하나둘 다시 전력생산을 시작하면서 원자력 발전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적자 폭 확대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졌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4조7000억원"이라며 "연내 ‘전력 도매가격 연동제’(한국전력이 전력을 구매하는 도매가격에 연동해 전기요금 결정)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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