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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브루]"강남이 좋습니까" "네" 정부 고위직 31% 강남3구 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남이 좋습니까?”

국토교통부 장관이 물었다. 지난 7일 3기 신도시 추가 조성계획 발표에서 김현미 장관은 “전국 어디에 살더라도 주거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네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서초동입니다.”

고위공직자들이 답한다. 사람은 입을 열지 않지만 재산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고위 법관의 63%, 정부 고위직의 31%, 국회의원의 26%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권은 제외하고 집계한 수치다. 최고 인기 지역은 서초구 서초동이었다.
중앙일보 데이터저널리즘 팀 '탈탈'이 지난 3월 관보·공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강남 소유, 사법부>정부>청와대>국회 

올해 재산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2394명 중 473명(19.7%)이 서울 강남3구에 토지나 건물을 소유했다.

소속별로는 사법부의 강남 선호가 두드러졌다. 고위법관(고법 부장판사급 이상) 166명 중 105명(63%)이 강남3구에 땅이나 집을 가졌다. 3구 중에서도 ‘법조 타운’이 위치한 서초구 선호도가 높았다.

행정부 고위직(부처 장관·차관·실장, 고위 검찰·경찰, 공공기관장 등)의 강남 보유 비율은 31%(664명 중 206명)였다.
청와대는 고위직(비서관 등 1급 이상) 47명 중 13명(28%)이 강남 부동산 소유자였다.

국회 고위직(국회의원+입법공무원)의 강남 보유 비율은 25%(330명 중 82명)였다. 국회의원만 본다면 26%다. 이번에 재산을 공개한 국회의원 289명(2명은 구속 수감 중이라 제외, 7명은 장관 재직) 중 75명이 강남 부동산 소유주였다.

지방자치단체 고위직(시장·군수·도의원 등)의 강남 부동산 보유 비율은 5%(1145명 중 61명)였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 지방 고위직으로 재직하며 강남 부동산을 소유한 이는 35명이었다. (관련기사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440988)

고위직 부동산 총액 27% 강남에, 1위 박덕흠

강남3구 부동산은 고위공직자 다수가 보유했을 뿐 아니라, 여기에 투자된 금액도 많았다.

재산 공개 대상 고위직이 보유한 토지·건물 가격을 모두 더하면 2조4280억원이다. 이중 12.5%는 강남구(3043억원), 9.7%는 서초구(2362억원), 4.7%는 송파구(1156억원)에 묻혀 있었다. 공직자 부동산은 대부분 공시지가로 신고돼, 실제 시세로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강남3구 부동산을 많이 가진 순서(액수 기준)로 줄 세워보면 아래 표와 같다. 현 시세가 아니라 본인이 신고한 가격이다.

1위는 박덕흠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다. 박 의원은 잠실동 대로변 필지 8건 등 강남·송파에 부동산 263억원 어치를 보유했다.
2위 김동오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강남구에만 174억원 어치의 아파트·근린생활시설을 신고했다.
두 사람 모두 10년 이상 보유한 오래된 강남 소유주들이다.

강남 집중 심화…문용식 90억원 신규 매입

고위공직자의 강남 부동산 집중 현상은 작년보다 심화됐다. 2018년 한 해 동안 고위공직자가 강남 3구에서 매입한 부동산은 276억원 어치, 매도한 부동산은 136억원 어치다. 1년 새 140억원이 추가 유입된 것이다. (관련기사 : https://www.joongang.co.kr/DigitalSpecial/354)

강남 신규 매입 1위는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이다. 문 원장은 지난해 송파구 문정동(40억원)과 강남구 역삼동(50억원)에 각각 근린생활시설을 매입했다. 기존 보유한 역삼동 주상복합 건물과 합해 총 123억원의 강남 부동산을 보유했다.

그 중에 제일은 서초동

고위공직자가 가장 선호하는 구는 서울 강남구였지만 동 단위로 들어가면 달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투자된 공직자 재산이 935억으로 가장 많았다. 서초구 반포동(576억원), 강남구 대치동(500억원)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공시지가로 신고돼, 시세에 비해 액수가 축소됐다.
강남구에는 고위공직자 재산이 대치·개포·역삼·신사 등에 동마다 골고루 분포된 반면, 서초구에서는 서초동과 반포동에만 투자가 몰렸다. 모든 고위공직자가 부산시 전체에 소유한 부동산 값을 다 합해도 서초동 한 동의 투자금액에 미치지 못했다.

중앙일보 '탈탈'은 2017년부터 고위공직자 재산을 전수 분석해 보도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캐슬'에서 고위직의 부동산 거래, 보유 주식 등을 실명으로 볼 수 있다. (링크 연결되지 않을 시 https://www.joongang.co.kr/digitalspecial/349 를 복사해서 붙이세요)

서울에 46.8%, 강원도는 0.22%

고위공직자 2394명이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을 액수별로 시각화하면 아래와 같다. 지역 이름이 적힌 사각형의 크기는 그곳에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부동산 액수의 총액에 비례한다.

 그래픽 : 고위공직자 2394명이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을 시각화했다. 각 사각형의 크기가 고위공직자가 그 지역에 가진 부동산 가치의 크기다.

그래픽 : 고위공직자 2394명이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을 시각화했다. 각 사각형의 크기가 고위공직자가 그 지역에 가진 부동산 가치의 크기다.

광역시도 중 고위직이 가장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곳은 서울시(총 1조1374억원), 가장 적은 액수의 부동산을 소유한 곳은 광주광역시(총 495억원)였다.

공직자캐슬

심서현·김원 기자 shshim@joongang.co.kr, 배여운 데이터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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