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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제왕’ 쏘가리 1.8배 빨리 키우는 사료 등장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있는 쏘가리. [중앙포토]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있는 쏘가리. [중앙포토]

‘민물고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쏘가리는 대표적인 토종 육식 어종이다. 농어목에 속하는 물고기로 육질이 단단하고 식감이 좋다. 민물고기로는 흔치 않게 횟감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잡식성 어류와 달리 쏘가리는 잉어·붕어 치어, 피라미 등 살아있는 먹이를 주로 먹는 습성 탓에 양식이 어려웠다.

충북내수면연구소 양식 쏘가리 전용 사료 개발 #3g짜리 치어 전용사료 먹고 2년 만에 450g 성장 #뱀장어 반죽 보다 성장 속도 빠르고 효율 높아 #내수면연구소 "쏘가리 양식 경제성 높아질 것"

수년간 쏘가리 대량 양식을 연구해 온 충북내수연구소는 13일 쏘가리 성장 속도를 1.8배 빠르게 하는 전용 사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생선가루와 크릴새우·콩 분말, 비타민 등을 혼합한 사료다. 사료에 들어가는 단백질·지방 함량을 쏘가리가 잘 먹고, 잘 자라는 비율로 최적화했다. 그동안 쏘가리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시중에 유통되는 뱀장어 가루와 어분을 섞은 배합 사료를 활용했다.

김이오 충북내수면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는 “단백질 함량을 60%, 지방 함량을 7% 정도로 맞춘 전용 사료를 만들어 하루 2번씩 줬더니 쏘가리가 잘 먹고 잘 자랐다”며 “시험 결과 기존 뱀장어 반죽으로 된 사료를 먹일 때보다 쏘가리 성장 속도가 약 1.8배 빨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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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가리 전용 사료 개발을 위해 충북내수면연구소는 강릉원주대 이상민 교수팀과 2016년부터 3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쏘가리 성장도 시험연구 결과 10g짜리 쏘가리 치어를 2년 만에 500g까지 기르는 데 성공했다. 음식점에서 횟감이나 요리로 내놓을만한 크기로 자란 것이다. 충북 괴산의 한 양어장에서 진행한 현장적용 시험결과 3g짜리 쏘가리 치어 6000마리를 1년 6개월 동안 키워 이중 4800마리를 450g까지 길렀다. 같은 기간 뱀장어 반죽으로 된 배합사료를 먹인 쏘가리는 240~250g까지 자랐다.

충북내수면연구소는 1995년 쏘가리 치어 인공부화에 성공한 뒤 3~4㎝ 치어생산 기술을 대중화했다. 그러나 3㎝ 이상의 쏘가리 치어를 성어로 키우기 위한 전용 사료가 개발되지 않아 대량 양식이 어려웠다. 내수면연구소는 2012년부터 쏘가리 전용 사료 개발과 함께 사료 순치(길들이기) 기술을 연구했다. 2년 뒤 자체 개발한 배합사료를 먹인 쏘가리 270마리를 2년 동안 28㎝(200g)까지 키우는 데 성공했다.

당시 배합사료 성분은 단백질 50%, 지방 14%, 소맥·비타민 함유된 것으로 최근 개발된 전용 사료와는 차이가 있다. 김 연구사는 “4년 전 70%에 불과했던 쏘가리 사료 순치율이 최근 95%로 높아져 전용 사료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생후 1개월 된 쏘가리 치어. [중앙포토]

생후 1개월 된 쏘가리 치어. [중앙포토]

내수면연구소는 이번 전용 사료 개발이 쏘가리 양식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소의 ‘쏘가리 배합사료 및 순치기술 개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쏘가리 양식(연간 4.5t 생산 기준)을 할 경우 44%가 종자 비용, 인건비가 27.7%, 사료비용이 13.1%를 차지한다.

김 연구사는 “쏘가리 양식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사료 비용이 전체 양식비용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부담이 된다”며 “쏘가리 전용 사료는 기존 뱀장어 배합사료보다 사료 효율이 14% 높고, 성장 속도도 증가시킬 수 있어 양식장 운영 비용을 절감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 보다 낮은 가격으로 쏘가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충주=최종권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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