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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지지층, 송현정 기자 맹공···사촌 인피니트 성규도 공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KBS 기자에 대한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90여분간 진행된 대담에서 송 기자가 “야당에선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이야기를 한다”, “국민은 인사검증에 상당히 낮은 점수를 준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무례를 범했다는 주장이다. 또 “(송 기자가) 인터뷰 중 인상을 썼다”거나 “대통령 말을 중간에 끊었다” 등 태도를 지적하는 글도 쏟아지고 있다.

10일 현재(오전 11시 기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KBS 방송국 해체’(1만4000여명) ‘대통령 대담은 검증된 대담자와 해달라’(1만2000여명)는 등의 국민청원이 빠른 속도로 서명인 수를 늘리고 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이슈청원 게시판에도 “대담 진행자의 질문수준에 대해 질문한다”(1만2000여명) “송현정 기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1만여명) 등이 올라와 있다. ‘송현정’이라고 검색하면 항의성 게시글이 58개나 나온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이슈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송현정 기자 비판 청원들. [홈페이지 캡처]

KBS 시청자권익센터 이슈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송현정 기자 비판 청원들. [홈페이지 캡처]

심지어 송 기자의 사촌 동생이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의 성규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성규의 인스타그램도 실시간으로 비판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느그 누나 왜 눈을 그따위로 뜨냐” “싸가지 없는 기자 XX” 등 인신공격성 글이 많다.

아이들그룹 인피니트의 성규 인스타그램. 송현정 기자의 사촌동생으로 알려지면서 실시간 항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들그룹 인피니트의 성규 인스타그램. 송현정 기자의 사촌동생으로 알려지면서 실시간 항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휴가 중인 송 기자의 KBS 책상 유선 전화에도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대담이 끝난 이후에 문 대통령이 불쾌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오히려 더 공격적인 공방들이 오갔어도 괜찮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3월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아래)각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더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 하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의장석까지 올라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는 모습.[중앙포토]

3월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아래)각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더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 하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의장석까지 올라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는 모습.[중앙포토]

송 기자가 문 대통령을 직접 비판을 한 것도 아니고 야당의 비판을 인용한 것인데 그마저도 공격당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야권에선 “대통령은 신성불가침한 존재냐”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10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좌파를 좌파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국가’로 만들었다. 어제는 진행자가 ‘독재자’라고 인용했다고 KBS 게시판이 난리 났다고 한다”며 “이건 정말 가장 비열한 독재인 사회적 독재”라고 말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과 민심이라는 이름으로 전방위 감시ㆍ통제를 벌이고 있다. 기자가 물어야 될 것도 검열받아야 하고, 후일을 걱정해야 하는 세상이라면 우리 사회는 퇴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송 기자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늘어지는 문 대통령의 언변’을 ‘적당한 긴장의 양념’으로 무난히 듣고 시청하게 해 준 송 기자에게 감사 편지를 쓰고 큰 선물을 주어야 할 것”이라며 “송 기자가 아니었으면 채널이 수없이 돌아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이 9일 대담에서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한데 대해 “의제가 합당하냐. 북한에 식량 나눠주는 문제만을 얘기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며 “패스트트랙 등 잘못된 문제들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면 얼마든지 응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대북식량 지원에 대해 “북한을 돕는 건 일반적으론 바람직하지만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주민의 어려움은 아무 관심없고 오로지 핵 고도화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북한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오판할 수 있는 일은 해선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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