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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함께 쓰고 장사는 따로따로…창업비용 얼마들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황윤식의 트렌디한 외식 창업(1)

외식 자영업 폐업률 70%. 전쟁터와도 다름없는 외식 창업 시장, 그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외식업 시장에 발맞춰 창업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T)과 결합하는 등 외식업도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창업이 필요한 이유다. 요즘 외식업 트렌드에 맞는 창업 형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

우버의 전 CEO이자 미국에서 가장 큰 공유주방 사업을 하는 트래비스 캘러닉이 클라우드 키친의 글로벌 진출의 두 번째 거점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을 나서는 트래비스 캘러닉의 모습.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버의 전 CEO이자 미국에서 가장 큰 공유주방 사업을 하는 트래비스 캘러닉이 클라우드 키친의 글로벌 진출의 두 번째 거점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을 나서는 트래비스 캘러닉의 모습.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에서 가장 큰 공유 주방 브랜드인 클라우드키친이 글로벌 진출의 두 번째 거점으로 한국을 지목, 오픈을 앞두고 있다. 클라우드키친은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세운 신종 외식업 형태다. 클라우드키친 형식의 공유주방은 인도에서 등장한 서비스로, 뉴욕·LA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보증금 900만원, 임대료 월 160만원에 창업 가능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자본 창업 시장에서 ‘공유주방’이 외식시장을 뒤흔드는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외식 창업의 폐업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초기 투자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창업 방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공유주방은 보증금 900만원, 월 임대료 160만원에 창업을 할 수 있는 소자본 창업이다.

공유주방은 ‘비싼 SS급 상권의 지하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부터 시작했다. 지하의 넓은 공간에 홀 없이 여러 개의 주방을 꾸며 놓고 주방 하나하나마다 각각의 사업자가 입점해 배달을 연동한 영업 방식을 말한다. 시간제로 주방을 빌려 쓰거나 하나의 사업자가 여러 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도 공유주방으로 불린다.

공유를 통해 비싼 임대료를 낮출 뿐 아니라 마케팅, 배달 수수료, 공과금 등 제반 비용 부담도 분산시킬 수 있는 것이 공유주방의 가장 큰 장점이다.

공유주방은 비싼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것뿐만아니라 마케팅, 배달 수수료, 공과금 등을 함께 공유해 기타 제반 비용의 부담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은 신규 창업자들이 공유주방을 사용하는 모습. [중앙포토]

공유주방은 비싼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것뿐만아니라 마케팅, 배달 수수료, 공과금 등을 함께 공유해 기타 제반 비용의 부담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은 신규 창업자들이 공유주방을 사용하는 모습. [중앙포토]

공유주방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장 큰 배경은 외식업 매출형태가 배달 위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중에 다양한 배달 앱이 나와 있고, 소비자도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해 먹는데 익숙해진 상황이다. 오프라인 매장 기준으로 배달 매출이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다. IT 서비스의 발전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외식업 시장이 낳은 새로운 영업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공유주방은 어떻게 적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할까. 강남을 예를 들어 보자. 대략 대로변의 상권이 아닌 1~3블록 정도 들어간 건물의 지하의 100평 정도 되는 공간의 임대료는 대략 1000만원 정도다. 주방 하나 11.6㎡(3.5평) 기준으로 약 20개의 주방을 설치할 수 있다.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업체는 초기 보증금과 인테리어, 기본 주방 집기에 투자하는데, 20명의 사업자는 1명이 부담해야 할 임대료와 관리비, 보증금을 나눠 내기 때문에 운영 경비를 확 떨어뜨릴 수 있다. 공유 경제는 소유하지 않은 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 있다.

A 공유주방 평면도. [사진 황윤식]

A 공유주방 평면도. [사진 황윤식]

공유주방은 배달이 관건이기 때문에 배달을 많이 받는 것이 핵심이다. 상권의 성격마다 활용되는 배달 서비스가 다른 만큼 여러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어떤 상권은 맛집과 연동된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을 수 있고, 또 어떤 상권엔 단체주문 위주의 정기 배달 플랫폼의 이용자가 많을 수 있다. 이 경우 상권별 다른 배달 앱을 이용해야 한다. 또 메뉴 특성마다 소비자가 이용하는 배달 앱 서비스에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기 브랜드에 적합한 배달 앱 서비스를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 좋다.

창업자가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업체의 컨설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대부분의 업체는 컨설팅과 마케팅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배달 서비스에 서툰 사람도 창업이 가능하다. 배달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서류작업부터 정산, 운영 방법에 대한 노하우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배달 서비스 제공이 관건  

공유주방은 배달 앱이나 배달대행 업체와 수수료 조율을 할 때도 유리하다. 구글 앱스토어에 등록된 배달 앱들. [사진 구글앱스토어 화면캡쳐]

공유주방은 배달 앱이나 배달대행 업체와 수수료 조율을 할 때도 유리하다. 구글 앱스토어에 등록된 배달 앱들. [사진 구글앱스토어 화면캡쳐]

또 공유주방은 배달 앱이나 배달 대행 업체와 수수료 협상을 때도 유리하다.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업체가 대표로 다수의 브랜드를 묶어 수수료를 조율하기 때문에 이득을 볼 수 있다.

공유주방은 외식 창업자에게 분명히 기회다. 주요 상권 밖에서 영업해오다 주요 상권으로 진출하려는 창업자는 테스트베드로 활용 가능해 부담감이 적기 때문이다. 오히려 레시피와 시스템을 갖춘 기존 브랜드는  ‘공간 문제’에 신경 쓰지 않고, 인건비나 교육에 대한 부담이 적고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테스트 및 확장이 가능하다.

공유주방은 급변하는 외식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생겨난 신종 외식 창업 형태다. 이미 땅값이 비싼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로스앤젤레스, 뉴욕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외식 창업의 새 대안으로 입증되고 있다. 외식 창업의 비율이 높고 이미 배달 앱 서비스가 활성화한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황윤식 푸딩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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