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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89세 디바 “난 여전히 10대 같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발표한 앨범 ‘오마라 시엠프레’를 들고 있는 쿠바 가수 오마라 포르투온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발표한 앨범 ‘오마라 시엠프레’를 들고 있는 쿠바 가수 오마라 포르투온도. [로이터=연합뉴스]

‘쿠바의 영원한 디바’ 오마라 포르투온도(89)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다. 전설적인 재즈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멤버 중 현존하는 유일한 보컬리스트인 그는 오는 25~2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메인 무대에 오른다. 그에게는 지난달 시작한 월드투어 ‘라스트 키스(Last Kiss)’의 일환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는 한국과 싱가포르 두 곳만 포함됐다.

쿠바의 전설적 재즈 밴드 마지막 보컬 #25일 서울재즈페스티벌로 7번째 내한 #"마지막 투어인만큼 특별한 무대 준비"

2001년 첫 방한 이후 벌써 일곱 번째 한국을 찾는 포르투온도를 e메일로 만났다. 고령을 고려해 마지막 투어가 될 것이라면서도 말투는 명랑 쾌활했다. 그는 1950년 아바나의 유명 카바레인 트로피카나에서 댄서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발표한 새 앨범 ‘오마라 시엠프레(Omara siempre)’까지, 70여년간 쉼 없이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전 여전히 10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노래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거든요. 하하.”

“지금도 노래하며 에너지 충전해”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올해 89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발랄한 면모를 자랑했다. [사진 프라이빗커브]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올해 89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발랄한 면모를 자랑했다. [사진 프라이빗커브]

‘오마라 시엠프레’는 스페인어로 ‘늘 항상 오마라’라는 뜻. 앨범명처럼 그의 노래 인생은 곧 쿠바 음악사와 맥을 같이 한다. 쿠반 재즈와 애잔한 볼레로가 그녀의 장기이지만, 쿠바 민요풍의 구아라차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를 오간다. 1930, 40년대부터 활동하던 뮤지션들이 모여 96년 결성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 유일한 여성 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도, 쿠바 뮤지션으로는 반세기 만에 미국 백악관에 초청돼 공연하게 된 것도 모두 그 덕분이다.

2007년 내한공연 당시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부른 포르투온도.[중앙포토]

2007년 내한공연 당시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부른 포르투온도.[중앙포토]

“음악을 매개로 정말 많은 나라를 방문했어요. 각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의 근본이 되기 때문에 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노래하는 데 열려있는 편이예요. 2007년 한국 공연에서 ‘아리랑’을 불렀을 때도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많은 사람이 제가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2015년 미국 백악관 공연도 매우 감명 깊었습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 98년 앨범부터 소장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다양한 음악과 사람이 쿠바의 매력”

이 만남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의 속편 격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2: 아디오스’(2017)에도 등장한다. 6일 만에 완성된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이들이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고별 투어 ‘아디오스’의 여정을 담은 다큐다. 앞서 1편은 2001년 국내 개봉 당시 큰 인기를 끌어 2005년, 2015년 거듭 재개봉하기도 했다. 배낭여행객의 성지로 떠오른 쿠바는 올 초 tvN 드라마 ‘남자친구’와 JTBC 예능 ‘트래블러’에 등장하기도 했다.

2015년 미국 백악관에서 공연한 오마라 포르투온도(왼쪽).[유튜브 캡처]

2015년 미국 백악관에서 공연한 오마라 포르투온도(왼쪽).[유튜브 캡처]

쿠바에 대한 애정 공세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쿠바는 반드시 방문해야 그 매력을 알 수 있는 곳”이라며 “공기와 음악, 사람 전부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모두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각 도시와 마을마다 서로 다른 음악이 울려 퍼지고. 스페인ㆍ프랑스부터 아프리카, 카리브 해 등 다양한 지역의 음악이 섞이면서 단손, 하바네라, 단자, 룸바, 창구이, 볼레로, 쿠반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이 탄생했거든요. 이것이 제 음악적 영혼이 다채로운 이유기도 하고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활동한 이브라힘 페레르, 오마라 포르투온도, 루벤 곤살레스. [중앙포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활동한 이브라힘 페레르, 오마라 포르투온도, 루벤 곤살레스. [중앙포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멤버들은 2003년 리더격인 콤파이 세군도(보컬)를 시작으로 루벤 곤살레스(피아노), 2005년 이브라힘 페레르(보컬) 등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곁엔 이제 엘리아데스 오초아(73ㆍ기타)만 남았다. “항상 그들이 그리워요. 성공하기 훨씬 전부터 알고 지낸 선배 뮤지션이자 좋은 친구들이었으니까요. 함께 녹음하고 무대에 선 것 자체가 영광이고 행복이었죠. 그래서 제 공연에는 항상 그들을 추억하고 기리는 시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쿠바 국민가수 베니 모레를 위한 헌정 앨범도 곧 발매 예정이고요. 마지막 투어인 만큼 한국 팬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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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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