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시아 여객기 화재 참사, 조종사 실수가 결정적 원인”

중앙일보

입력

화염에 휩싸인 사고 여객기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화염에 휩싸인 사고 여객기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승객과 승무원 등 4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 화재 참사는 조종사의 실수가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정확한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 해독 작업 등이 끝나야 드러나겠지만 이미 조종사의 일련의 실수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조종사가 천둥·번개가 치는 악천후 지역을 관통하기로 한 점을 첫 번째 실수로 지적했다. 이어 악천후 지역을 비행하던 중 낙뢰에 맞아 주요 통신 장치와 자동조종장치 등이 고장 난 상황에서 서둘러 비상착륙을 결정한 것도 문제였다고 했다.

또 이 과정에서 기장의 수동 착륙이 미숙함을 드러내 랜딩기어가 활주로와 충돌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비상착륙 과정에서 화재를 막기 위해 공중을 선회비행해 연료를 충분히 소진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신문의 이 같은 지적에 일부 항공업계 관계자는 "셰레메티예보 공항 인근은 항공기 운항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관제소와의 교신이 단절된 상태에서 낮은 고도에 머무는 것은 다른 항공기와의 공중 충돌 위험이 크다"고 반박했다.

현지 RBC 통신 등은 여객기 조종사들을 인용해 사고 여객기의 조종사의 미숙함이 착륙과정에서 불을 더 번지게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수사당국과 연방항공청도 여객기가 착륙한 뒤 조종사들이 조종실 내 창문을 여는 바람에 기내 공기 유입과 불 확산을 부추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밖에도 사고기 엔진이 불을 진압될 때까지 계속 가동되고 있는 등 착륙 후 곧바로 엔진을 끄지 않은 실수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항공청은 이번 사고 뒤 여객기가 속한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조종사들의 교육 시스템을 비상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일 오후 6시 2분쯤 러시아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출발해 북부 도시 무르만스크로 향하던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슈퍼 제트 100' 기종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41명이 사망했다.

이 여객기는 이륙 28분 만에 회항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체에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73명의 승객과 5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이번 사고로 승무원 1명과 승객 40명이 숨졌다.

조사 결과 화를 입은 승객들은 대부분 기체 뒷부분에 위치한 좌석에 앉아있었다. 기체 뒤쪽은 화염에 휩싸인 곳으로 승객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되거나 불타 숨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