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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위도 못 알아봐" 치매 장모 둔 문대통령의 약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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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 금천구에 있는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치매전문병원과 치매전문병동, 치매전문 공립요양원 등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노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모시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임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 금천구 치매안심센터를 방문, 치매 어르신들과 함께 종이접기로 카네이션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 금천구 치매안심센터를 방문, 치매 어르신들과 함께 종이접기로 카네이션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문 대통령은 “내 아내도 금년초 종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치매 파트너’가 됐다”며 “치매는 가족이 감당하기에 벅차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국가가 함께 어르신들을 돌보고 걱정하지 않게끔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지만, 김 여사는 이미 세번째 방문이다. 해외 순방 중에도 치매 관련 시설을 다수 방문했다.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 참석한 벨기에를 방문중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10월19일 오전(현지시간) 루벤의 '드 윈거드' 치매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해 어르신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 참석한 벨기에를 방문중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10월19일 오전(현지시간) 루벤의 '드 윈거드' 치매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해 어르신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의 모친은 치매를 앓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해 어버이날 남양주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친정어머니는 치매가 되셔서 저를 잘 알아보시지 못한다”고 말했고, 2017년 독거노인 돌봄서비스에서는 한 어르신과 통화 도중 “어머니도 치매에 걸려 대통령이 된 사위도 못 알아보시고 저도 못 알아보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2월 27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서울 강북노인복지관을 방문해 한선하 생활 관리사(오른쪽)로부터 독거노인 상담 중 어르신들의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2월 27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서울 강북노인복지관을 방문해 한선하 생활 관리사(오른쪽)로부터 독거노인 상담 중 어르신들의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시냇물 소리가 들려 촉각에 자극을 주는 시설물도 직접 체험했다. 문 대통령이 기둥을 끌어안고 “비가 오는 것 같기도 하고…”라고 하자 김 여사가 웃으며 “더 가까이 앉아야 소리가 들리지. 시냇물 소리”라며 사용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65세 이상 어르신 700만명 가운데 10%인 70만명 정도를 치매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도 언젠가 나이가 들면 다 겪을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르신들은 평생 가정과 사회를 위해 헌신해왔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우리 모두의 어버이들”이라며 “치매국가책임제를 더 발전시켜 어르신들이 치매 때문에 고통받거나 가족이 함께 고통받지 않고 잘 동화될 수 있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금천구 독산동 치매안심센터를 찾아 센터 이용자와 가족, 종사자 등과 간담회를 하며 부인 김정숙 여사가 '치매파트너' 교육을 받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금천구 독산동 치매안심센터를 찾아 센터 이용자와 가족, 종사자 등과 간담회를 하며 부인 김정숙 여사가 '치매파트너' 교육을 받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치매국가책임제는 ‘문재인 케어’의 핵심 보건 의료정책이다. 전국 256개 시군구에 치매안전센터를 설치해 치매 환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환자 가족을 부담을 낮추는 제도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문 대통령이 직접 만든 대표적인 공약이다.

문 대통령의 인사말이 끝난 뒤에는 지난달 최고령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최대식(91) 씨가 소개됐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가 치매 진단을 받은 뒤 내 가족은 내가 간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격증을 땄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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