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추가된 경기도 공급과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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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중 기자

7일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부천 대장' 일대 전경 [뉴스1]

정부의 기습적인 '3기 신도시' 3차 발표로 주택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일산·파주·검단신도시 등에 악재 #인근 주민 반발로 표류할 수도 #최근 재건축 급매물 빠르게 소진 #강남 집값 꿈틀대자 서둘러 쐐기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공급 확대 신호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시장의 안정화 기조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주택 시장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집값 내림세가 다시 뚜렷해지리라는 게 박 위원의 분석이다.

특히 이날 발표된 신도시(고양 창릉·부천 대장)는 서울 서부의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박 위원은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무주택자들에게 '주택 시장에 나와 있는 집을 구매하지 말고 분양을 기다리라'는 신호를 강하게 보낸 것"이라고도 했다. 앞으로 청약 시장에서 '신도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한쪽에서는 "이번에 나온 신도시 등의 공급 계획이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기에 부족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자체의 주택 수가 여전히 모자란 게 근본 문제"라며 "오늘 신도시와 더불어 서울 시내의 유휴부지를 활용한 다수의 소규모 개발 계획도 나왔지만, 큰 효과를 내기에는 다소 아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는 등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주택 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신도시 개발 예정지 주변의 공급과잉도 우려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경기도는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많은 편"이라며 "미분양 리스크 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지구 주변에서는 이미 입주 적체와 미분양이 나오기 시작했다.

고양 창릉 신도시 개발로 파주 신도시(2기 신도시)와 일산 신도시(1기 신도시)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에 훨씬 가까운 고양 창릉 신도시에 주택 수요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

김 팀장은 "특히 노후화된 일산의 경우 재건축 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 대장 신도시 개발에 따라 인천 검단 신도시(2기 신도시)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단은 지난해 말 발표된 인천 계양 신도시(3기 신도시 2차) 개발의 타격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쪽에선 "신도시 조성 사업이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표류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지난해 말 3기 신도시 2차로 지정된 과천은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토지주 등 일부 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는 해당 지역의 주민·지자체와 유기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며 "신도시 개발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이견(노후 주거지 공동화 현상·신도시 빨대 효과·주거지 과밀화·낮은 택지보상가 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 시장은 수개월 동안 조정을 받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1월 중순 약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25주 연속 떨어졌다. 거래량도 '절벽'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5월7일 집계 기준)은 2400건으로, 2006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적은 4월 거래량을 기록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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