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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일 만에 또 ICBM 발사 훈련…北 미사일에 경고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 시간으로 이달 1일 오후 6시 42분(현지 시간 1일 새벽 2시 42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한 미니트맨 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화염을 뿜고 상승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핵탄두를 제거한 상태로 하는 미사일 발사 훈련이다. [사진 미 공군]

한국 시간으로 이달 1일 오후 6시 42분(현지 시간 1일 새벽 2시 42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한 미니트맨 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화염을 뿜고 상승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핵탄두를 제거한 상태로 하는 미사일 발사 훈련이다. [사진 미 공군]

미국이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LGM-30)을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한다는 예고가 나왔다. 7일 항공기 비행을 모니터링하는 에어크래프트스폿(AircraftSpots)에 따르면 “또 다른 ICBM이 미 캘리포니아주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돼 마셜 군도로 날아갈 예정”이라며 “줄루타임(세계표준 시간)으로 9일 7시 24분에서 14시 37분까지 7시간가량의 발사 예정시간대가 공고됐다”고 밝혔다.

"1일 미니트맨3 쐈는데 9일 발사 예고" #1년에 서너차례 ICBM 훈련하는데 이례적 #항공기 추적 '에어크래프트스폿' 공개

이는 한국 시간으로 환산하면 9일 오후 3시 24분부터 11시 37분까지다. 미국 시간(태평양 시간대)으론 9일 오후 11시 24분부터 10일 오전 3시 37분까지다.

군사 전문 자유기고가인인 최현호씨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선박ㆍ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발사 예정 장소와 시간에 항행ㆍ비행금지를 선포하는 게 국제관례”라며 “미국이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ICBM 발사 훈련 이전에 러시아나 중국에 미리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김형철 전 공군 참모차장은 “미군이 발사를 예고했더라도 당일 기상 상황이 좋지 않으면 발사 시험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군의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1년에 3~4차례 핵탄두를 제거한 ICBM의 발사 훈련을 한다. 미니트맨 3을 점검하면서 발사 절차를 익히는 차원에서다. 밴던버그 기지에서 발사하면 약 6759㎞를 날아 태평양 마셜 군도 콰절린 환초의 목표 수역에 탄착한다. 콰절린 환초의 미군 기지가 ICBM의 궤적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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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국 공군은 지난 1일 미니트맨 3 발사 훈련을 했던 만큼 9일에 쏘면 8일 만에 또 발사 훈련을 하는 게 된다.

미 공군은 항상 ICBM 발사 훈련이 정치적 성격이 아님을 강조해 왔다. 지난 1일 발사 때도 “국제 정세나 지역 긴장과 상관있는 것은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열흘도 안 돼 재발사 훈련에 나서는 건 지극히 이례적이다.

이때문에 지난 4일 원산 호도반도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쏜 북한에 대한 메시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형철 전 차장은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쏘면 탄도미사일 요격 훈련 등으로 대응 훈련을 했다”며 “이번엔 단거리미사일에 대해 ICBM 발사 훈련으로 맞대응할 경우 이는 대단히 강력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ABC 방송에서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ICBM이 아니다”며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대북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미국은 외교적 대북 접근과는 별도로 '엄중 경고' 차원에서 ICBM 발사 훈련을 급하게 계획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AP통신은 이날 “북한의 (4일) 미사일 발사가 미국이 (1일) ICBM을 발사한 뒤 이뤄졌다”면서 “‘ICBM 발사 훈련이 미리 계획된 것이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라 하더라도 북한 입장에선 상당히 도발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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