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쓸데없는 박병호 걱정…어느새 타율·홈런 2위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국민 거포'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 걱정이다. 올 시즌 초반 주춤했던 박병호가 어느새 타격 지표의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키움 박병호(오른쪽). [중앙포토]

키움 박병호(오른쪽). [중앙포토]

6일 현재 박병호는 타율 0.376(2위), 7홈런(2위)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타율(0.378)과 홈런(8개) 1위는 양의지(32·NC 다이노스)다. 근소한 차이라서 박병호의 1위 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또 박병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2.51로 전체 1위다. 팀에 2.5승 정도를 안겨주었다는 뜻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지난해는 미국에서 돌아와 치른 첫 시즌이었다. 그런데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왼쪽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다가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시즌 후반 몰아치면서 타율 0.345·43홈런·112타점으로 1루수 부문의 골든글러브 상을 받았지만 스스로는 다소 아쉬운 시즌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박병호는 올 시즌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개인 운동을 시작했다. 체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준비를 하는 한편 타격폼도 미세하게 수정했다. 장정석 감독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겠다'는 뜻에 따라 시범경기에서 2번이나 3번 타순에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는 "4번 타순보다 타석에 설 기회가 많다. 재미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정작 지난 3월 23일 정규시즌 개막 후에는 방망이가 주춤했다. 3월 8경기의 타율은 0.281로 부진했다. 그의 장기인 장타력도 잘 보이지 않았다. 2홈런만 기록했다. 장 감독은 "박병호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알아서 잘 할 것"이라며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바뀐 공인구 탓인지 전체적으로 홈런이 줄어드는 등 타자들의 하향세가 뚜렷한 지라 박병호도 안심할 수 없었다.

타격하는 키움 박병호. [중앙포토]

타격하는 키움 박병호. [중앙포토]

장 감독은 결국 3번에 주로 배치하던 박병호를 지난달 25일 두산 베어스 경기부터 다시 4번 자리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장 감독은 "박병호가 그간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타순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병호는 32경기 중 19차례나 3번 타순으로 나왔지만, 타율 0.288(66타수 19안타)·2홈런으로 아쉬웠다.

4번에 복귀한 박병호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KIA 타이거스전부터 30일 SK 와이번스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며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선보였다. 5월 5경기 타율은 0.500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새 올 시즌 타율도 0.376으로 치솟았다.

장 감독은 "박병호은 항상 5월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라면서 "원래 자리로 돌아갔으니 더 무섭게 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4월까지 4홈런에 그쳤지만, 5월 5홈런을 시작으로 6월에 8홈런, 7월에 9홈런을 뽑아냈다.

이제 타점 사냥도 본격적으로 한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주로 3번에 나오면서 타점을 쓸어담지 못했다. 현재 27타점으로 8위에 올라있다. 타점 1위는 38개를 기록하고 있는 팀 동료 장영석(29)이다. 박병호는 4번 타순으로 온 후, 10경기에서 15타점을 쓸어담았다. 박병호는 "4번 타순에 맞는 역할을 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