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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코스요리로 모십니다" 사육곰 안 늘린다면서 불법증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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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의 한 사육곰 농가에 발톱이 빠진 새끼곰이 방치돼 있다. [녹색연합 제공]

경기도 용인시의 한 사육곰 농가에 발톱이 빠진 새끼곰이 방치돼 있다. [녹색연합 제공]

경기도의 한 사육곰 농가에서 32마리를 불법 증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은 “현장을 조사한 결과, 경기도 용인시의 A 사육곰 농가에서 2016년부터 지속해서 불법 증식을 해왔다”고 7일 밝혔다.

환경부는 웅담 채취용 사육곰 산업 종식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성화 수술 사업을 진행했다. 이때 농가 소득을 위한다며 농장주의 선택에 따라 일부를 전시 관람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사육곰 농가에 새끼곰들이 방치돼 있다. [녹색연합 제공]

경기도 용인시의 한 사육곰 농가에 새끼곰들이 방치돼 있다.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에 따르면, 현재 문제가 되는 농가는 2014년 웅담 채취용 사육곰 중 22마리의 곰을 전시 관람용으로 전환했다. 이는 전체 전시 관람용 전환 곰 개체 수인 92마리 가운데 23%가 넘는 비율이다.

전시 관람용 전환 곰을 인공증식하기 위해서는 허가 신청서를 지방환경관서의 장에게 제출하고, 법에서 정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 허가를 받아야 한다.

녹색연합은 “해당 농가는 허가를 받지 않고 2016년 5마리, 2017년 9마리, 2018년 8마리를 불법 증식했고, 올해 현장 모니터링에서 또다시 10마리의 불법 증식 개체가 확인됐다”며 “해당 농가에서 전시 관람용으로 전환한 곰 개체 수보다 4년간 불법 증식한 개체 수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곰 코스요리로 모십니다” 홍보글 올리기도

사육곰 농가에서 인터넷에 올린 곰 코스요리 홍보 글. [녹색연합 제공]

사육곰 농가에서 인터넷에 올린 곰 코스요리 홍보 글. [녹색연합 제공]

A농가는 지난해 온라인 카페에 곰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홍보 글을 올렸다. 과거에는 곰 기름을 판매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때 1400마리에 육박했던 사육곰은 현재 525마리로 줄었다. 2016년부터 중성화 수술 등으로 더 이상의 증식은 금지된 상황이다.

녹색연합은 “웅담 채취 등 불법 활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 불법 증식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그간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와 정부의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것”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는 “곰 고기를 홍보하고, 웅담을 판매하는 농장에 불법으로 증식된 곰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 관리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불법으로 증식된 곰들은 모두 몰수 조치하고, 농장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재발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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