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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제모한 박유천, 온몸의 털 60개로 걸렸다”…마약하면 결국 ‘잡히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유천씨가 지난 3월 올라온 유튜브 영상에서 "탈색은 거의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사진 박유천 유튜브 영상 캡처]

박유천씨가 지난 3월 올라온 유튜브 영상에서 "탈색은 거의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사진 박유천 유튜브 영상 캡처]

마약 투약 혐의로 최근 구속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는 올해 여러 차례 머리카락 염색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씨는 또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상태로 경찰의 마약 반응 검사를 받아 증거인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염색이나 제모를 하면 모발에 남는 마약 성분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마약 사범은 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박씨는 지난달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마약 반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꼬리가 잡혔다. 그의 몸에서 검출된 필로폰 성분은 다리털에서 나왔다. 그의 혐의를 밝혀낸 김은미 국과수 법독성학과 과장은 “박씨 다리나 팔 등 온몸에서 털 60여개를 뽑아 필로폰 성분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사진 박유천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박유천 유튜브 영상 캡처]

김 과장은 7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필로폰 마약 검출을 회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머리카락 같은 경우 한 달에 1㎝ 정도 자라는 성장 속도에 따라 마약 성분도 올을 따라 올라간다. 이에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거나 제거하면 마약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털은 천천히 자라거나 중간에 휴지기로 남아 있어서 오래전 투약한 마약 성분이 털에 남아 있고, 작은 털은 몸 어딘가에 많이 있다는 게 김 과장 설명이다.

마약 반응 검사 원리는 이렇다. 일반적으로 마약을 복용하면 혈액으로 흡수돼 체내를 돌아다니다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마약은 투약 후 혈액에는 12~24시간, 모근에는 3일 정도 머문다고 김 과장은 전했다. 소변에서는 3~5일 후까지 검출된다. 따라서 소변검사는 단기간 내 마약 복용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모발검사는 마약이 모세혈관을 따라 모발에 흡수된 뒤 계속 남아 모발이 성장하면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약 사실과 시기까지 측정할 수 있다. 보통 모발을 3㎝ 단위로 검사해 마약 투약 시기를 3개월 단위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윤흥희 한성대학교 마약알코올학과 교수 역시 지난달 1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씨 사례를 언급하며 “마약 피의자들이 여러 방법으로 마약 투약 증거를 은닉하는데 (마약 투약 혐의는) 다 발견된다. 검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마약사범들이 모발을 다 없애려고 한다. 인체에는 모발, 음모, 액모(겨드랑이털), 여러 가지 수염, 턱, 체모 등 6가지 모발이 있다”며 “검거 사례 중 6가지 체모를 다 제거했어도 항문의 중요한 털로 채취해 검거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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