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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5살 동생과 펼치는 비밀작전…나이는 잠깐 잊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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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하루네 가족을 소개합니다. 우선 12살 하루는 동생에게만 신경 쓰는 듯한 엄마에게 알게 모르게 섭섭함을 느끼죠. 그래도 동생 미루를 잘 챙기고, 정우 삼촌과 노는 것을 좋아해요. 40살 엄마는 바쁠 때면 동생 정우에게 아이들을 자주 부탁하는데, 나이에 맞지 않게 조카들과 어울리며 노는 정우를 답답해합니다. 5살 미루는 기차놀이와 새코미를 좋아하는 귀여운 하루의 동생인데요. 정우 삼촌을 무척 잘 따르며 커서 삼촌처럼 되고 싶어 합니다. 34살 정우 삼촌은 “인생은 음악과 음식만 있으면 돼!”를 입에 달고 살고, 조카들과 놀아주는 것과 요리하는 것을 아주 좋아해요.

가족뮤지컬 ‘어른동생’은 이렇게 하루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루는 남극세종과학기지에 일하는 아빠가 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 흔한 말썽 한번 부리지 않는 착한 딸입니다. 엄마가 없을 때는 남동생 미루와 삼촌과 신나게 노는 것을 즐기는 아이죠. 엄마는 삼촌이 나잇값도 못한다고 걱정이 태산이지만 하루와 미루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신나게 놀아주는 삼촌이 좋습니다. 같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노는 시간이 제일 즐겁죠.

어느 날 하루는 감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는데요.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미루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새코미 사달라고 졸라 대고, 기차놀이 하는 척해야 해, 귀찮아 죽겠다. 귀여운 척 하기도.” 누군가에게 마치 어른 같은 말투로 아이인 척 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하루는 충격을 받죠.

누군가에게 너무나 어른스러운 말투로, 어린애인 척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미루. 도대체 하루의 귀여운 동생 미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이런 혼잣말을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떨까요. 분명 무척 놀랄 겁니다. 미루의 비밀을 알게 된 하루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하루와 미루는 엄마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행동작전을 시작하게 됩니다. 과연 이들의 비밀과 작전은 언제까지 무사히 지켜질까요.

가족 뮤지컬 ‘어른동생’은 한국출판문화상 대상을 받은 송미경 작가의 동화『어떤 아이가』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입니다. 우리가 늘 바라보던 세상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가치를 판타지적인 요소로 녹여내고 있어요. 쉽고 신나는 멜로디, 환상적인 조명과 함께 펼쳐지는 판타지를 쫓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처럼 웃고 어른처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집 안의 도구들을 이용한 유쾌한 무대는 관객들이 좀 더 쉽게 극에 몰입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데요. 어린 친구들에게는 무대가 전환되며 뚝딱 뚝딱 세트가 변하는 모습 자체가 판타지로 보일수도 있겠네요. 배우들의 다채로운 표정연기와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작품에 푹 빠질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특히 동화 원작에는 없던 엄마의 심경도 알 수 있는데요. 엄마의 책임감과 부담을 유쾌하게 풀어내 어른들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많았죠. 중독성 있고 매력적인 뮤지컬 넘버가 집에 가는 길에 머릿속을 맴돌 수도 있습니다. O.S.T도 발매 되었으니 찾아서 들으며 공연의 감동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죠. 무엇보다 공연을 보면 일상 속 판타지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웃음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과 동심을 불러일으켜 줄 것입니다.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킬 작품입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대학로발전소

가족뮤지컬 ‘어른동생’

원작 단편동화집 『어떤아이가』 中 ‘어른동생’
작가 송미경
연출 조선형
공연장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러닝타임 60분(인터미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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