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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에피스 나스닥 상장 과정에 삼성 미전실 개입 정황

중앙일보

입력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뉴스1]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뉴스1]

2014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을 지시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최근 삼성그룹 미전실 출신 임원진 조사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이같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피스는 2015년 7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을 발표했다가 이후 계속 검토 단계에만 머물렀다. 삼바는 2012년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사 형태로 에피스를 설립했다.

수사팀은 삼성 미전실이 2015년 상장을 발표하기 전인 2014년부터 에피스에 이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문제는 시점이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조사했을 당시 삼성그룹 쪽 해명과 다르다는 점이다. 증선위는 삼바가 회계에 부채로 잡히는 콜옵션이 있다는 사실을 2012~2014년 일부러 누락하고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에피스 회계처리 기준을 2015년 변경했다며 행정제재를 내렸다.

하지만 삼바는 2014년까지는 바이오젠이 에피스 지분을 최대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 가치를 평가할 수 없어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고 에피스 상장도 2015년부터 추진했다고 주장해왔다. 서울행정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2018년 말 증선위가 삼바에 내린 행정제재 집행을 중단시켰다.

검찰은 이같은 지시를 삼성그룹 미전실 임원들이 내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3일 에피스의 팀장급 직원 자택에서 회사 공용서버를 압수했다. 수사팀은 직원이 윗선 지시로 서버를 자택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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