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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아베' 홍보물에 네티즌 “안 닮았다” 야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의 즉위와 ‘레이와(令和·일본의 새 연호) 시대’의 개막을 맞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자민당이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정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젊은층 타깃 자민당의 새 홍보물 화제 #아베총리 등 7명의 사무라이가 주인공 #전혀 안 닮은 캐릭터로 SNS에서 논란 #참의원 선거 앞두고 젊은층 어필 총력전

자민당 홍보물에 무사로 등장한 아베 총리. 자민당은 한 가운데 캐릭터가 아베 총리라고 설명했다. [자민당 홈페이지 캡쳐]

자민당 홍보물에 무사로 등장한 아베 총리. 자민당은 한 가운데 캐릭터가 아베 총리라고 설명했다. [자민당 홈페이지 캡쳐]

자민당이 일왕 즉위일인 5월1일에 맞춰 시작한 홍보 프로젝트 ‘# 자민당 2019'를 통해서다.

실제로 아베 정권은 레이와 연호의 결정과 새 일왕의 즉위 관련 이벤트를 띄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아베 총리에 비판적인 일본 언론들은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 기반 확대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으로 분석한다.

7월 참의원 선거는 정권의 순항, 특히 아베 총리의 숙원 사업인 ‘평화헌법 개정’의 운명을 결정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아베 총리에게 호감도가 높은 젊은 층 공략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그중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아베 총리를 무사(사무라이)로 묘사한 홍보물이다. ‘신 시대의 개막’을 테마로 무사의 모습을 한 남성 7명이 나란히 등장하는 수묵화 풍의 그림이다.

‘파이널판타지’ 등 게임 캐릭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화가 아마노 요시타카(天野喜孝·67)가 그린 작품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부야 교차로의 광고 스크린 등을 통해 공개됐다.

 자민당은 홈페이지에서 7명 중 한 가운데 등장하는 캐릭터에 ‘제21대,25대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라는 설명을 붙였다.

자민당 홈페이지속 '제 21대,25대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라는 설명. [자민당 홈페이지 캡쳐]

자민당 홈페이지속 '제 21대,25대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라는 설명. [자민당 홈페이지 캡쳐]

과거 메이지 시대 젊은 무사 계급이 일본의 개혁작업을 주도했던 것 처럼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레이와 시대를 맞아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 나가겠는 뜻을 강조하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요미우리 신문은 “인터넷이나 SNS 등엔 무사의 모습을 한 아베 총리의 일러스트에 대해 ‘닮지 않았다’며 야유하는 주장이 올라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네티즌들의 지적대로 설명을 듣지 않고 그림만 봐선 아베 총리의 캐릭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한편 자민당은 이 작품 외에 60초 분량으로 제작된 별도의 영상홍보물도 공개했다.

일본 전통의 ‘이야기 공연’ 라쿠고(落語) 또는 댄스 분야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10대 젊은이들과 아베 총리가 함께 등장해 일본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일본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10~20대 유권자들의 아베 내각 지지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건
청년층의 일자리 확대를 가져온 ‘아베노믹스’의 영향이 크다.

요미우리는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이었던 5월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통한의 2패를 당한 자민당과 아베 정권이 새로운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계기로 나쁜 흐름을 끊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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