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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이룬 비결? 창업주 에릭 위안의 채용 기준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46) 

Zoom의 오너인 에릭 위안이 2019년 4월 18일 뉴욕에서 나스닥 상장 기념 건배를 하고 있다. 이 화상형 회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자사의 IPO 가격이 주당 36달러로 예상가치는 92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Zoom의 오너인 에릭 위안이 2019년 4월 18일 뉴욕에서 나스닥 상장 기념 건배를 하고 있다. 이 화상형 회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자사의 IPO 가격이 주당 36달러로 예상가치는 92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 대표 기업 오너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최근 창업한 지 8년 만에 나스닥 상장, 기업가치 약 18조원의 유니콘으로 등극해 화제인 ‘줌(Zoom Video Communications)’이라는 회사의 소식이 전해졌다. Zoom은 SaaS (Software as a Service) 즉, 전형적인 B2B 기업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한국의 B2B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지나치게 종속적인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부럽기 그지없는 사례다.

Zoom의 오너인 에릭 위안은 본인이 다니던 대기업이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고 창업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또 이익보다는 성장에 집중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있는 반면, 성장과 이익을 모두 달성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CB Insights에서 기업공개 후 1년 내 가장 많은 투자수익을 낼 기업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에서도 Zoom은 우버 등을 제치고 2위를 하기도 했다.

기업공개 후 1년 이내 가장 많은 투자수익을 낼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 CB Insights, 제작 조혜미]

기업공개 후 1년 이내 가장 많은 투자수익을 낼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 CB Insights, 제작 조혜미]

Zoom의 기업문화와 관련해 오너인 에릭 위안의 인터뷰 내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이를 잘 정리한 내용이 있어 그중 일부를 수정해 공유하고자 한다. 전 세계 직장인들이 본인의 회사에 대해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고 평가하는 글래스도어에서 5.0 만점에 구글이 4.5점, 삼성전자가 3.5점인 가운데 Zoom은 4.8점을 평가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평가 점수가 모든 것을 말해주기에는 부족하지만, 인상적인 점수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 오너인 에릭 위안의 생각을 엿보도록 하자.

1. 상대방보다 더 많은 노력으로 핸디캡을 극복한다.

2. 법인과 자신(CEO)을 동일시하지 않는다. 공과 사가 있다.

3.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올핸즈 미팅)으로 구성원들의 강한 공감대를 구축한다.

4. 자주적으로 사고하여 배우려 하고, 자주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채용한다.

5. 회사의 존재 이유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다.

6. 채용 철학에 맞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배경은 신경 쓰지 않는다. 또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적 백그라운드가 없어도 과감히 채용한다.

7. 내가 일하고 싶은 회사는 어떤 회사였는지를 잊지 않고 그 회사를 만든다.

8. 오너가 행복 전도사. 내가 불행하면 타인도 불행해진다.

9. 매니저는 직원에게 동기를 강요하는 사람이 아닌, 동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사람이다. 우린 성인이니까!

10. 나보다는 우리.

11. 제품 및 서비스의 스토리는 실생활에서 발견한 문제에서 비롯된다.

12. 시도하지 않으면 운은 따라주지 않는다.

13. 행복 추구를 위해 더욱 장기적으로 보고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한다.

14. 임직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과 귀결된다. 임직원이 회사에 있는 동안 자신에게 무언가 도움되는 것을 배우고 그 여정을 즐기도록 이끈다.

15. 신뢰가 모든 것.

16. 가정에 충실하고, 멀티테스킹은 절대 하지 않는다.

17. CEO로서 가장 두려운 것은 매출 감소가 아니다. 임직원이 불행하다고 느끼면서도 그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올까 가장 두렵다.

출처=오진택의 페이스북

Zoom의 오너 에릭 위안. 한국에서는 오너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지만 미국 등에서는 오너라는 표현보다 창업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Zoom의 오너 에릭 위안. 한국에서는 오너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지만 미국 등에서는 오너라는 표현보다 창업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에서는 오너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지만, 미국 등에서는 오너라는 표현보다는 창업가 즉, Founder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기업경영에 있어 오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스타트업 오너가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어하는지에 따라 그 기업의 PMF(Product-Market Fit, 제품-시장 적합성)을 포함한 경쟁력도 정해진다. 특히, 요즘과 같이 글로벌 인재전쟁이 극심한 환경에서 어떤 문화의 기업을 만들 것인가는 최고의 인재를 모으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조금이라도 오너가 표방하는 모습과 기업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 표리부동을 보인다면 인재를 모으는 데 매우 힘들게 될 것이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아니, 이미 급변했다. 급변한 기업문화는 단순하게 기업만의 이슈가 아니라 가정, 학교, 사회 모두가 변화를 준비해야 할 이슈이다. 우리는 가정, 학교, 사회 등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스타트업 창업가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어하는가?”, “어떤 회사를 만들어야 더욱 성장할 수 있는가?”, “기업가정신은 왜 사회에 필요한가?” 등의 물음에 답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오너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참으로 벅차고 감동적이며 부럽고 감사한 일임을 이번 Zoom의 기업공개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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