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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직업훈련만큼은 평생 지원되는 사회를 위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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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0일 내년부터 ‘평생내일배움카드’를 발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도 훈련카드는 있다. 그러나 실업자카드와 재직자카드로 구분되어 있고, 유효기간도 각각 1년과 3년으로 짧다. 제대로 된 훈련을 받기에는 역부족이다. 내년부터 이를 한장의 카드로 통합해 실업자·재직자뿐 아니라 자영업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도 발급한다. 고용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훈련 필요성이 인정되면 5년간 300만~500만원을 쓸 수 있는 신용카드가 발급되는 셈이다. 국민들은 그 범위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교육훈련과정을 선택해 훈련을 받으면 된다. 이수한 훈련과정, 사용한 금액 등은 전산망을 통해 언제든 확인할 수 있고, 5년 후에는 고용센터를 방문해서 상담을 받은 후 재발급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평생내일배움카드를 추진한 이유는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용자의 불편 해소다. 내년부터는 카드 한 장으로 5년 동안은 실업과 취업이 반복되더라도 카드를 바꿀 필요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 카드 유효기간을 5년으로 늘려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육훈련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교육훈련에서 소외됐던 자영업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에게도 훈련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정책 바구니에 담았다.

평생내일배움카드 재원은 현재 실업자카드와 재직자카드에 투입되고 있는 약 3500억원에 추가분을 투입해서 충당한다. 다만, 불요불급한 훈련수요는 훈련생의 훈련비 일부 자기 부담과 고용센터의 상담을 통해 억제해 나갈 것이다.

한국은 고용보험의 직업능력개발사업을 통해 사업주가 직업훈련을 실시하거나 근로자가 훈련을 받는 경우 비용을 지원해 주는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직업훈련 참여율은 높지 않다. 재직자는 일에 치여 교육훈련에 참여하기 곤란해 한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렇다. 전직을 위한 직업훈련 투자도 저조하다. 훈련참여를 위한 학습권 보장이 절실하지만 아직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성인역량조사에서 왜 한국 중장년층이 최하위권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교육훈련은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확실한 투자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원하는 훈련을 받고, 그게 직업으로 연결되는 사회는 국가가 지향해야 할 목표다. 평생내일배움카드 같은 정책뿐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의 학습권 보장에 대한 호응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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