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8시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반대입장을 거듭 밝히며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ㆍ굵고 큰 못을 뽑을 때 쓰는 연장)를 들고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이 빠루를 들고 "이 쇠 지렛대(빠루)는 7층 의안과 앞에서 민주당인지 경호과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문을) 부수려고 하는 것을 저희가 뺏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빠루는 국회 관계자들이 26일 새벽 여야 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한 국회 의안과에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용됐다.
이들은 이 빠루를 이용해 의안과 702호 문을 열려고 했다.
이날 의안과 문을 열기 위해 사용된 망치는 두 종류다. 빠루는 하나만 보인다.
[서소문사진관]
아래 사진은 당시 장면들이다.
아래 사진은 두 종류의 망치 중 머리가 큰 해머(hammerㆍ쇠로 된 대형 망치.’큰 망치’로 순화)로 문을 부수는 장면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저들은 국회법을 위반했고, 국회 관습법도 위반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불법에 대한 저항은 당연히 인정된다. 우리는 불법을 막을 책임이 있다”며 “저희는 오늘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 오늘도 극악무도한 정부ㆍ여당과 청와대에 대해 가열하게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국당의 의총 30분 뒤인 오전 8시 30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오늘의 사태는 절대 우리가 물러설 수 없는 아주 위중한 상황”이라며 “오늘부터 저희 당은 비상사태라고 판단, 모든 의원님들과 당직자, 보좌진들이 일치단결해 적폐세력을 청산하고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새로운 법질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고위회의 30분 뒤에는 의총을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은 새벽까지 이어지던 몸싸움 없이 민주당의 최고위회의와 의총,한국당의 의총만 진행됐다. 한국당은 여전히 의안과 출입문을 지켰고, 이날 오후엔 의안과로 통하는 복도 출입문도 봉쇄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등 20명을 국회법 제165조 및 166조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나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효상ㆍ이만희ㆍ민경욱ㆍ장제원ㆍ정진석ㆍ정유섭ㆍ윤상현ㆍ이주영ㆍ김태흠ㆍ김학용ㆍ이장우ㆍ최연혜ㆍ정태옥ㆍ이은재ㆍ곽상도ㆍ김명연ㆍ송언석 의원 등 18명이다. 이에 보좌관 1명과 비서관 1명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정개특위 및 사개특위 회의를 방해한 행위는 국회법 제165조, 제166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범법 행위이며, 국회 의안과에 의안을 접수하려는 국회의원의 공무를 방해하고 의안을 접수받으려는 국회 직원들의 공무를 방해한 행위는 형법 제136조 위반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국회 의안과 팩스로 접수된 법안을 빼앗아 파손한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형법 제141조 ‘공용서류 무효죄’ 혐의까지 추가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고발장은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 제출됐다.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