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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쇼크’에 이주열 “기업투자 활력 불어넣을 정책 필요”

중앙일보

입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업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주문했다. 정부 지출만으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를 드러낸 데 따른 것이다.

 25일 발표된 1분기 경제성장률은 10년3개월 만에 분기 최저치(-0.3%)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 총재는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주요 시중은행장과 금융협의회를 열고 최근 경제상황을 평가한 자리에서 “전반적인 대외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민간부문의 활력이 저하되는 등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면서 1분기 수출과 투자가 부진했고,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이례적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 투자의 부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총재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기업투자 부진이었던 만큼 기업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야만 성장 흐름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부진으로 1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보다 10.8%나 줄었다.

 그는 “현 경제상황을 엄중히 볼 필요가 있고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경제성장의 엔진인 기업투자에 실질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였지만 그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단할 수 없고, 큰 폭으로 떨어졌던 정부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만큼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 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가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미국과 중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호전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허인 국민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박종복 SC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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