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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테러에 무슬림 재벌가 가담…형제 사망, 아버지 체포

중앙일보

입력

스리랑카 부활절 최악의 테러에 현지 재벌가가 가담한 사실이 경찰 수사로 밝혀졌다고 CNN 등이 24일 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살 폭발 공격 당시 사망한 이들 가운데 3명이 스리랑카에서 큰 향신료 수출업체 이샤나를 운영하는 재벌 알하지 모하메드 아브라힘의 아들 2명과 며느리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21일 교회와 호텔 등 9곳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인 용의자 9명 중 8명의 신원을 확인했고 이 가운데 임사트 아메드 아브라힘과 일함 아메드 아브라힘 형제가 포함됐다. 또 사건 직후 경찰이 이들의 거처를 급습했을 때 일함의 아내가 폭탄을 터뜨려 두 자녀와 함께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네곰보 성 세바스찬 성당 내부 모습. [사진 트위터]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네곰보 성 세바스찬 성당 내부 모습. [사진 트위터]

CNN에 따르면 경찰은 이샤나의 창립주이자 테러범 형제의 아버지인 알하지 모하메드 아브라힘을 구금 중이다. 아브라힘 회장이 운영하는 공장 근로자 9명은 테러에 폭탄 재료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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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힘 회장은 후추, 육두구 등을 팔아 많은 부를 축적했고 이들 일가는 콜롬보 무슬림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 가운데 한 곳으로 알려졌다. 아브라힘 회장 본인도 정계에 발이 넓어 좌파 민족주의 정당 인민해방전선의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테러범 신원을 수사해 온 당국은 이날 "이들 가운데 영국과 호주 등에서 공부한 유학파가 포함돼 있다"며 "테러범 상당수가 고등교육을 받은 부유층 출신"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테러가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글로벌 네트워크로부터 폭탄 테러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조사 중이다.

부활절 테러로 현재까지 35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25일에도 콜롬보의 인근 도시 공터에서 폭발이 발생했지만 사상자는 없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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