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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타트업(동대문+스타트업), 디지털 패션 생태계 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국내 패션의류 밀집지역인 동대문을 디지털 패션허브로 육성하는 방안을 내놨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동대문의 생산경쟁력과 우리의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5대 프로젝트’가 핵심이다. <관련기사 중앙일보 4월 15일자 경제2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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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은 패션의류 생산·유통이 집적된 국내 최대 패션의류 클러스터로 하루 유동인구는 100만명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선호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동대문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연 15조원, 수출은 30억 달러(섬유패션수출의 21%)에 달한다. 종사자는 18만명으로 섬유패션업계의 26%를 차지한다.

국내패션 종사자 26% 여기서 일해 #블록체인으로 디자인보호 강화

산업부 섬유화학탄소과 제경희 과장은 "K-패션 중심지인 동대문 패션시장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디지털 패션 허브로 만들겠다"면서 "소재·디자인·제조·유통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의류 소재 생산지인 대구·경기북부 등의 매출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또 저가의류 봉제(일명 시장봉제)에서 고급맞춤 봉제로 전환하면서 청년층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창의적인 신진디자이너, 패션 유통·마케팅 스타트업의 탄생도 점쳐진다. 이른바 '동타트업(동대문+스타트업)'이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패션스타트업 '브리치' 이진욱 대표는 "그간 동대문 패션의 고질병은 상품이 레디-메이드(재고확보)가 아닌 상태에서, 온라인 구매 이후 상품이 준비됐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온라인 패션의 평균 취소환불율이 30%인데 대부분은 원단이 없어 봉제를 못하는 통에 배송이 늦어져 고객이 취소하는 것"이라면서 "원단-봉제 데이터가 공유가 된다면 동대문 패션은 훨씬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한국 동대문 패션이 일본· 중국에 수출을 못한 이유는 규제·트렌드 때문이 아니라 결국 재고와 원단 문제가 핵심이었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면, 도·소매점 모두 30% 돈을 더 벌게 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5대 프로젝트는▶개인맞춤의류 24시간 내 생산▶공동수주·분산생산▶인공지능(AI) 등 활용한 스타일 제안('마이 스타일 랩')▶V커머스(동영상활용 상거래)▶밸류체인 연결로 구성된다.

먼저 24시간 내 생산은 제품기획(디지털 화보집 제작)→가상 스타일링→ 디자인 선택→ 3D(3차원)가상피팅→생산으로 이어진다. 이달부터 동대문에 시범매장을 운영한 뒤 2022년까지 동대문 전역 및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동대문 활성화 5대 혁신 프로젝트

동대문 활성화 5대 혁신 프로젝트

둘째, 공동수주-분산생산 프로젝트는 사물인터넷(IoT)와 5세대(5G)통신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먼저 대량의 일감을 수주한 뒤 각 공장별로 최적화된 배분을 통해 수주에서 생산까지 전 공정을 관리하는 프로젝트다. 2021년까지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해 10개 봉제공장에 시범운영한 뒤 2022년부터는 5G 스마트공장과 연계해 상용운영하기로 했다.

셋째, '마이 스타일 랩'은 인공지능(AI)등을 통해 맞춤형 패션을 분석하고 제안해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서비스다. 앱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수집한 뒤, 스타일을 추천한다. 올해 하반기까지 판매자-소비자간 양방향 앱을 구축할 방침이다. 넷째, 스타일리스트·인플루언서 등이 유튜브 등을 통해 비디오 커머스(동영상을 활용한 상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V-커머스 스튜디오'를 동대문에 설치해 운영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까지 스튜디오 조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밸류체인 연결이다. 유통업체‧디자이너(동대문)-원단·염색(대구·경기)-봉제(창신동)업체를 잇는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게 먼저다. 이영열 사무관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누구나 디자인을 자유롭게 거래·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내년까지 만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디자인 베끼기를 지양하는 대신, 자신이 만든 디자인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평가받는 방식을 통해 창의적인 제품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패션과 IT기술의 접목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일본에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옷 만들기 4.0'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의류생산 디지털 생산관리 시스템을 제공한 게 시초다. 그 결과 일본 내 9000개 의류기업과 450개 봉제공장에서 150개의 패턴·원단·부자재업체 DB가 구축됐다. 이를 통해 패션업의 '메이드 인 저팬'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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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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