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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헷갈리는 ‘만’의 띄어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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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맞춤법 가운데 띄어쓰기에 가장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것이 띄어쓰기다. 규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같은 글자라도 쓰임새에 따라 띄었다 붙였다 하는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만’이다. 내용에 따라 붙였다 띄었다 해야 하므로 항상 헷갈린다. ‘만’은 일반적으로 앞말에 붙여 쓴다. “하루 종일 잠만 잤다” “그를 만나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너무 피곤해서 눈만 감아도 잠이 올 것 같다”가 이런 예다. 이럴 때는 모두 보조사 취급을 해 ‘만’을 앞말에 붙여 쓴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잘 붙여 쓴다.

띄어 쓰는 경우가 문제다. 시간이나 횟수를 나타낼 때는 띄어 쓴다. “벚꽃이 핀 지 1주일 만에 모두 졌다” “세 번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가 그렇다. 타당한 이유가 있거나 그것이 가능함을 나타낼 때도 띄어 쓴다. “화를 낼 만도 하다” “이해할 만은 하다”와 같은 경우다. 이럴 때는 의존명사로 취급해 앞말과 띄어 쓴다.

더욱 헷갈리는 경우는 ‘할만 하다’ ‘할 만하다’ 형태다. 말할 때의 리듬을 생각하면 ‘할만 하다’가 맞을 듯도 하다. 하지만 ‘할 만하다’가 바른 표기다. “가 볼 만한 장소” “내게는 막을 만한 힘이 없다”처럼 적어야 한다. 가치가 있거나 행동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럴 때는 ‘만하다’를 하나의 단어(보조형용사)로 취급한다. ‘할 만하다’ 모양을 외워 두는 것이 좋다.

시간의 경우, 그리고 ‘만하다’ 꼴일 때는 ‘만’을 앞말과 띄어 쓴다고 기억하고 있으면 큰 문제는 없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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