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교청서에서 “한일관계, 매우 어려운 상황 직면” 부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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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2018년판 일본 외교청서. [연합뉴스]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2018년판 일본 외교청서.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과는 관계 악화를, 북한에는 유화 제스처를 보내는 내용이 담긴 '외교청서'를 확정했다. 이번에도 독도 영유권 주장은 포함됐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23일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19년판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외교청서는  국제정세와 일본의 외교활동 전반을 기록한 백서로 1957년부터 일본정부가 매년 발간하고 있다.

올해 외교청서에는 한일 관계를 대폭 후퇴한 표현으로 기술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시대강제징용공에 대한 배상 판결 이후 악화한 양국 관계가 반영했다.

2018년 판에서는 "한일관계에 곤란(困難)한 문제도 존재하지만, 적절하게 관리를 지속해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계 개선 여지'를 둔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을 비롯해 한국 해군 함정과 자위대 초계기 간의 '레이더 조사' 논란 등까지 거론하며 "한국 측에 의한 부정적 움직임이 잇따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표기했다.

위안부 문제 관련 이슈 관련 일본 정부 입장이 담긴 내용은 1페이지에서 2페이지로 분량을 늘렸다. 청서에는 위안부 문제가 2015년 12월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주장을 담았다. 이 밖에도 일제 징용공에 대한 표현을 '구(舊) 민간인 징용공'(2018년판)에서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바꿨다. 징용공 대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강제된 노동이 아닌, 일본 기업과의 정당한 근로 계약에 의한 것이라고 오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징용공 소송' 원고는 '징용된 사람이 아니다'"라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도에 대해서는 한국에 의한 불법 점거를 주장하는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표현을 썼다. 특히 지난해까지 있었던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압력을 최대한 높여 나갈 것'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지난해 2월 한국 평창 겨울올림픽 때 아베 총리가 북측 인사와 접촉한 일들을 열거하고, '북일 관계' 항목을 3년 만에 부활시켰다. 북한에 대한 입장 변화는 납치문제 해결 등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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