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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병세 위중···김홍일 별세 소식 안 알리기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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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이희호 여사가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이희호 여사가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이 20일 갑작스럽게 별세한 가운데 모친 이희호 여사의 병세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전부터 건강 급격히 악화…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

21일 복수의 동교동계 인사들에 따르면 이 여사는 한 달여 전부터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서울 세브란스병원 VIP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22년생으로 올해 97세인 이 여사는 그동안 감기 등으로 수차례 입원했다 퇴원하기를 반복해왔지만, 최근에는 앓고 있던 간암 등이 악화해 위태로운 상황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여사는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의 병세가 위중한 가운데 김 전 의원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동교동계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동교동계의 핵심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지난주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겨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많이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 여사가 의식이 없는 상태이고, 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손을 조금 움직이거나 눈을 한번 뜨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동교동계 인사는 “최근 이 여사를 만나고 왔는데 손을 조금 움직일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며 “이 여사가 위중한데 김 전 의원이 먼저 세상을 떠나 착잡하다”고 전했다.

한편 가족들과 측근들은 일단 이 여사에게 일단 김 전 의원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을 예정이다. 충격으로 이 여사의 병세가 악화할 것을 우려해서다. 김 전 의원의 빈소는 이 여사가 입원해있는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져 있다.

박지원 의원이 2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에 조문을 마친 뒤 인터뷰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박지원 의원이 2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에 조문을 마친 뒤 인터뷰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날 오전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를 찾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살아 있는 우리가 김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원의 유지를 받들겠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희호 여사님에게는 솔직히 김 전 의원이 작고했다는 보고를 드리지 않기로 했다”며 “연로하신 분에게 누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는 안 하도록 하는 게 우리의 관습”이라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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