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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하노이 거의 90 다 됐는데 볼턴 때문에 결렬…5~6월 남북미 3자 회담 가능"

중앙일보

입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배경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0%까지 합의했었다"고 18일 밝혔다. 비핵화 범위와 상응조치 등 일부 이견이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뜻이 모아진 부분만 가지고 합의문을 만들려다 막판 틀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특보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2회 뉴시스 통일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90%를 합의했지만 10%
(합의를) 못 본 상황에서 90%로 가려 했다(합의하려 했다)”며 “북한이 (합의) 관련해 문서를 달라고 하자 트럼프가 ‘나에 대한 신뢰’를 가지면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하고,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보좌관이 서류를 해 줄 수 없다고 해 판이 깨졌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회담 당시 미국에선 마이클 코언 청문회가 열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이 큰 상황이었는데, 볼턴이 이를 활용해 북한에 빅딜을 제시한 뒤 노딜로 가는 게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국내(미국내)정치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하노이(회담)는 실패라고 보지 않는다. 차이점을 본(확인 한) 것”이라며 “정상외교를 통한 톱다운 방식의 협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과 6월 각각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를 기해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도 제기했다. 단,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하에서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5월 하순, 6월 하순에 일본을 방문한다. 그때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이뤄지고, 북한이 선제적으로 조치한다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방한 초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외교적 관례 때문에 (방한을) 공식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가 대화의 동력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북측도, 미국도 양보하고 우리는 양측의 양보에 공통점 같은 최대 공약수를 만들어 (대화)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5월, 6월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며“2019년 우리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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