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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이라도 더 싸게”…최저가 전쟁 재점화된 유통업계

중앙일보

입력

롯데마트는 경쟁사와 가격비교를 통해 최종가격을 책정하는 극한가격 행사를 벌인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경쟁사와 가격비교를 통해 최종가격을 책정하는 극한가격 행사를 벌인다. [사진 롯데마트]

 유통업계의 가격 전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경기불황과 소비 침체로 실적 부진이 지속하는 국내 대형마트가 최전선에 나섰다.

10년 전 대형마트가 벌였던 ‘10원 전쟁’이 재연되는 상황이다.

17일 롯데마트는 18일부터 2주 동안 온ㆍ오프라인 최저가 이벤트인 ‘극한도전’ 행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커피믹스, 김, 탄산수, 세제, 베이컨, 비빔면 등 총 16개 품목의 상품이 선정됐다. 최저가 상품은 1주일 단위로 8개씩 선보인다.

이상진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이번 행사는 시즌에 적합한 대표 상품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최저가로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할인을 통해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할 다양한 상품을 기획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마트가 내세운 최저가의 기준은 이마트와 쿠팡이다.

매일 오전 9시 최저가 선정 상품의 단위당 가격을 이마트와 쿠팡 홈페이지를 통해 비교한 뒤 가격이 확정되는 방식이다.

현재 공개한 대표 상품은 ‘팔도 비빔면(5입)’ 3530원, ‘비트 액체 진드기 세제(3ℓ 기준)’ 6800원, ‘롯데푸드 라퀴진 베이컨’ 5980원 등이다.

롯데마트 측은 “최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10년 전처럼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 고객을 마트로 끌어들일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10년 전인 201년엔 대형마트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경쟁사에 직원을 보내 가격 동향을 확인하고 10원씩 더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제품 가격이 바뀌는 일도 있었다.

앞서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시장에 남게 된다”며 “미지의 영역이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마트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39;국민가격31&#39; 행사를 통해 지난 3월 한 달간 31개 품목을 할인해 판매했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이 &#39;국민가격31&#39; 할인행사로 판매되는 삼겹살과 목심을 선보이고 있다. 2019.2.27   utzz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마트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39;국민가격31&#39; 행사를 통해 지난 3월 한 달간 31개 품목을 할인해 판매했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이 &#39;국민가격31&#39; 할인행사로 판매되는 삼겹살과 목심을 선보이고 있다. 2019.2.27 utzz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에 따라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국민 가격’을 통해 매월 1주와 3주차에 특정 제품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17일도 러시아산 대게를 4월 3주차 국민가격 품목으로 선정해 도매가 수준인 3만 4800원에 18일부터 24일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부터 창립 기념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 발 가격전쟁은 유통채널 다변화에 따라 온라인 등으로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다. 대형마트의 최대 무기인 가격 경쟁을 통해 유통채널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0년 10원 전쟁 이후 PB 상품을 통한 차별화나 가성비, 가심비 마케팅에 집중했다”면서 “올해 들어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가 커지면서 가격전쟁이 재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혈 경쟁의 심화는 결국 수익성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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