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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전부 이뤄지니 부담, 아미 덕에 두려움 이겨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뉴시스]

17일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뉴시스]

“저희도 사람인지라 좋은 성적을 세웠다고 하면 너무 기쁘죠. 자축도 하고요. 하지만 동시에 이제 더 잘해야 된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가 가진 그릇 이상의 것을 성취하고 있으니까요. 항상 그런 걸 같이 생각하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발매 간담회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BTS)의 RM이 밝힌 소감이다. 지난 12일 발매된 이 앨범은 미국 빌보드ㆍ일본 오리콘ㆍ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까지 모두 1위에 올랐다. 세계 음악산업 규모 1~3위에 해당하는 국가의 대표 차트를 모두 휩쓸었지만 이들은 흥분하는 대신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이왕이면 빌보드 앨범ㆍ싱글 차트에서 모두 1위하고, 그래미도 가고 싶고, 스타디움 투어도 하고 싶다”(슈가)고 당차게 포부를 밝히던 1년 전 기자간담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재차 목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슈가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후보에 오른 두 부문(톱 듀오/그룹ㆍ톱 소셜 아티스트)에서 모두 수상하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간담회는 해외 매체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초반 30분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전부 이뤄지니 다음 목표 부담돼”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사전에 외신에서 취합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사전에 외신에서 취합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들이 쉽사리 다음 목표를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난 1년 동안 앞서 언급한 내용 대부분이 현실로 이뤄졌기 때문. 지난해 5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시작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3연속 1위를 하고, 미국 그래미 시상식에 ‘베스트 알앤비 앨범’ 부문 시상자로 참석하고, 다음 달 미국 LA 로즈볼을 시작으로 5개국 8개 지역에서 스타디움 투어 ‘스피크 유어셀프’를 시작한다.

이제 남은 건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 정상과 그래미 수상 정도.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뮤직비디오 공개 37시간 만에 유튜브에서 조회 수 1억 뷰를 돌파한 데 이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톱 200’ 차트에서 3위에 올랐다. 빌보드가 지난해부터 스포티파이ㆍ애플뮤직 등 유료 구독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재생 횟수에 가중치를 둔다고 밝힌 만큼 긍정적인 신호다. ‘핫 100’에서 방탄소년단의 최고 기록은 ‘페이크 러브’(10위)로, 싸이의 ‘강남스타일’(2위)을 잇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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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시의 영상 인터뷰를 지켜보는 방탄소년단. 자막을 가리지 않기 위해 바닥에 앉은 모습. [연합뉴스]

할시의 영상 인터뷰를 지켜보는 방탄소년단. 자막을 가리지 않기 위해 바닥에 앉은 모습. [연합뉴스]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피처링에 참여한 미국 여가수 할시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경기도 남양주까지 다녀갔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방탄소년단과 2017년 빌보드 시상식에서 처음 만난 할시는 이날 간담회에선 영상을 통해 “혼자 작업할 때는 의논할 상대가 없었는데, 다 같이 모여서 모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게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의 입장에서 부른 노래에 여자의 관점을 더해 완성된 노래”라며 “미국과 한국의 음악이 결합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아미 덕에 두려움 이겨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2년간 진행한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에 이어 ‘맵 오브 더 솔’(영혼의 지도)시리즈를 들고나온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동안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윙스’ 등을 통해 험난한 청춘의 터널을 지나온 이들은 새로운 숙제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에 맞닥뜨렸다. RM은 “스스로 외우는 주문 같은 ‘러브 유어셀프’에 너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덕분에 이보다 더한 얘길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어준 아미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음 앨범의 화두를 잡기 위한 방시혁 프로듀서와 개별 미팅에서 이들은 여러 차례 팬덤 아미를 언급했다. 정국은 “더 큰 사랑을 받을수록 아미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커졌고, 그것이 새로운 테마의 근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민 역시 “아미는 저희가 스스로 긍정할 수 있게 만드는 근원”이라고 덧붙였다. RM은 “이러한 논의 끝에 사랑의 힘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는 결론이 나온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맵 오브 더 솔’ 시리즈는 그 힘의 근원과 그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내일에 관해서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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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생중계된 글로벌 기자간담회. 가장 많이 나온 키워드를 매핑해 천장에 띄운 모습. [뉴스1]

유튜브로 생중계된 글로벌 기자간담회. 가장 많이 나온 키워드를 매핑해 천장에 띄운 모습. [뉴스1]

『데미안』(‘피 땀 눈물’),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봄날’) 등 다양한 문학 작품을 차용해온 이들은 분석심리학자인 융을 연구한 머리 스타인의 저서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새 시리즈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RM은 “다 읽어보진 못했다”면서도 페르소나와 그림자의 의미를 정확히 짚었다.

“한 명 한 명의 예명 자체가 다 만들어진 사회적 자아잖아요. 가면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때도 많죠. 하지만 무대 위 밝은 조명 아래 서 있는 만큼, 그 위치가 높아진 만큼, 더 커진 그림자도, 길어진 그늘도 다 감수해야죠. ‘인트로: 페르소나’ 가사에 쓴 것처럼 무섭고 도망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그로 인해 팬들에게 받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 크니까요. ‘21세기 비틀스’라는 수식어가 황송하지만, 앞으로도 저희는 방탄소년단으로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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