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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묻지마 살인] "피해자는 대부분 서민"..사건 아파트는 임대 아파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남 진주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안모(43)씨가 거주한 아파트에는 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피해자도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임대아파트 2005년 입주, 11~14평형 저소득층 상당수 #경찰 "아파트 특성상 생활이 어려운 주민 피해 본 것 같다"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복도 모습. [사진 경남소방재난본부]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복도 모습. [사진 경남소방재난본부]

경남 진주시와 진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진주시 가좌동에 있는 이 아파트는 국민 임대 방식으로 지어 2005년 10월 입주했다. 758가구 대부분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살고 있다. 46.7㎡(14.1평)와 36.6㎡(11평)로 지어졌다.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는 “아무래도 주공 임대아파트니까 생활 어려운 분이나 나이 들고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래도 평소에 사건·사고 같은 게 없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5분 안씨가 이 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이어 안씨는 대피하려고 아파트 밖으로 나오는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바람에 주민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상자 중 10명이 흉기에 찔렸다. 나머지 8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부상했다.

사망자는 A(12)양, B(65·여)씨, C(74)씨,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30대 여성과 60대 여성 등이다. 112에는 “흉기로 사람을 찌른다”,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는 주민 신고도 잇달았다.
사상자는 진주 경상대병원과 한일병원·제일병원·고려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사상자가 더 있는지 파악 중이다. 안씨 집에 난 붙은 20여분 만에 모두 꺼졌다.

주공 아파트의 한 주민은 이날 “칼로 사람을 찌른다. 2층 계단이다.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던 안 씨가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밖으로 나와 닥치는 대로 주민을 칼로 찌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아직 진술을 거부하고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찰관계자는 “안씨가 특별한 직업이 없이 이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북지역에 어머니와 형이 살고 있는데 가족과 왕래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진주경찰서와 경남지방경찰청 수사인력으로 수사팀을 꾸렸다. 또 경찰 전문상담관 23명 등을 진주경찰서로 소집해 피해자와 주민을 상대로 상담활동을 펴기로 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진주=김윤호 기자, 김방현·이가영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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