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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겨울철 아무도 못 오른 K2, 쓰레기 남기지 않는 등반할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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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호 08면

‘세계의 지붕’ 쓰레기 몸살 

지난 1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코스의 칼라파타르(5550m)까지 오르며 클린산행을 마치고 왔다. 카트만두=김홍준 기자

지난 1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코스의 칼라파타르(5550m)까지 오르며 클린산행을 마치고 왔다. 카트만두=김홍준 기자

“세계 첫 K2(8611m) 동계 등정도 클린산행으로 하려고 합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국내 100대 명산 클린산행 붐 이어 #8000m급 베이스캠프까지 확대 #“최소 10년 간 청소 계속할 계획”

강태선(70·사진) 블랙야크 회장은 이미 국내산과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에서 클린산행을 하고 있다. 클린산행이란 등반 때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뿐 아니라 쓰레기를 주워 내려오는 걸 말한다. 강 회장은 “히말라야 클린산행은 최소 10년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에베레스트 클린산행을 하며 해발 5550m까지 오른 다음날이었다. 그는 경영인이기 전에 산악인임을 자처한다.

한국의 여섯 번째 8000m급 14개 봉우리 완등자인 김미곤 대장이 지난달 26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클린산행 중 고소증세 예방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내년 1~2월 K2 동계등반 초등에 나설 예정이다. 쿰부 히말라야=김홍준 기자

한국의 여섯 번째 8000m급 14개 봉우리 완등자인 김미곤 대장이 지난달 26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클린산행 중 고소증세 예방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내년 1~2월 K2 동계등반 초등에 나설 예정이다. 쿰부 히말라야=김홍준 기자

1950년 모리스 에르조그를 비롯한 프랑스 원정대가 안나푸르나(8091m)를 오르면서 8000m급 등반시대가 열렸다. 겨울에도 8000m급 14개 봉우리를 오르는 도전이 이어졌다. 그 중 한 곳만 남았다. 바로 K2다. K2가 자리잡은 카라코람 지역은 하말라야보다 춥고 험하다. 동계 등반 강국인 폴란드가 K2 동계 등반에 세 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폴란드는 8000m급 14개 봉우리 중 10곳을 겨울시즌에 초등했다. 이번 한국 원정대에서는 국내 산악인 중 여섯 번째로 8000m급 봉우리 14개를 오른 김미곤(47·사진) 대장이 선봉에 설 예정이다. 김미곤 대장은 “경험이 풍부한 폴란드와 함께 등반할지 검토 중”이라며 “이번 원정대는 첫 K2 동계 클린 등반이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태선 회장과의 일문일답.

8000m급 클린산행은 쉽지 않을텐데.
“라면 봉지, 즉석 밥 포장 등 벗길 수 있는 것은 모두 벗겨서 가져 갈 것이다. 불가피한 쓰레기는 전량 회수할 것이다.”
산 쓰레기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게 평소 신조인데.
“이제는 줍기보다 버리지 말기가 클린산행의 기본이 돼야 한다. 삶은 계란 껍데기, 과일 껍질 등은 집에 놔두고 산에 가야 한다.”
블랙야크 클린원정대원들이 3월 26일 네팔 남체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남체(네팔)=김홍준 기자

블랙야크 클린원정대원들이 3월 26일 네팔 남체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남체(네팔)=김홍준 기자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지난달 25일 히말라야 클린산행 중 수거한 쓰레기를 구루 셰르파와 함께 옮기고 있다. 블랙야크 클린원정대가 치운 쓰레기는 총 300kg에 이르렀다. 남체(네팔)=김홍준 기자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지난달 25일 히말라야 클린산행 중 수거한 쓰레기를 구루 셰르파와 함께 옮기고 있다. 블랙야크 클린원정대가 치운 쓰레기는 총 300kg에 이르렀다. 남체(네팔)=김홍준 기자

블랙야크는 100대 명산 프로그램을 하면서 국내 클린산행도 하고 있다.
"산은 우리에게 물·바람·숲을 준다. 그것도 공짜로. 우리가 산에게 받는 만큼 산에게 뭔가 돌려줘야 하지 않나. 현재 10만 명인 100대 명산 참여자는 2~3년 안에 2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들에게는 역할이 있다. 바로 자연을 아끼는 것이다. 클린산행을 국민운동으로 만들 것이다. 100대 명산 참여자를 추첨해 히말라야 클린원정대를 꾸리는 것도 그 일환이다.”

2016년 발족한 블랙야크 클린도전단은 지난해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오는 20일에는 100대 명산 참여자 중 안나푸르나 클린원정대를 추첨한다. 클린원정대 경비는 블랙야크에서 대준다.

에베레스트와 안나푸르나를 넘어 클린산행을 확대할 것인가.
"물론이다. 다른 8000m급 봉우리 베이스캠프까지 확대할 것이다. 히말라야는 산악인들의 지향점이다. 이미 우크라이나·프랑스 히말라야 원정대도 동참하겠다고 했다. 네팔 정부도 참여할 뜻을 밝혔다.”

카트만두=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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