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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책설 김영철 건재, 하노이 결렬 후 첫 공식석상 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이끌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 겸임)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9일 개최) 모습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기준으로 사진에서 왼쪽 테이블 여섯 번째에 김영철이 앉아 있었다. 하노이 회담 이후 김영철이 공개석상에 나타난 건 처음이다.

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 참석

김영철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로, 지난해부터 비핵화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6월과 지난 1월엔 워싱턴으로 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서한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60시간 가까이 열차를 타고 참가한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김영철을 포함한 ‘협상 라인’의 교체 또는 숙청설이 돌았다.

정부 당국자는 “하노이 회담 직후 김영철이 자아비판을 하는 등 일종의 책임을 묻는 기회가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아 그냥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향후 북·미 관계가 유동적인 만큼 그의 거취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김영철에 대한 ‘북한 당국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첩보도 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참석했다. 뒤쪽 자리지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28명이 앉는 테이블에 앉았다. 직책상 김여정의 상관인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선전선동부장 겸임)도 이날 5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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