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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멜라니아 배석, 한·미 정상 사실상 단독회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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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일곱 번째인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일 정오부터 두 시간 남짓 진행된다.

양국 정상 간 소통시간 길지 않아 #“사전 의제 조율 충분히 안 된 듯”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 간의 단독 회담에는 이례적으로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배석한다. 이후 양국 정상과 한·미 안보라인의 핵심 참모가 배석하는 소규모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소규모 회담 이후에는 업무 오찬을 겸한 확대 정상회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단독 회담이 부부 동반 형식으로 이뤄지고 통역이 오가는 시간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은 실제로 길지 않을 전망이다. 통역만 배석한 채 이뤄지는 한·미 정상 간 단독 회담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9일 “양국 정상 내외 간 친교를 겸한 단독 회담을 갖는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단독 회담’보다는 ‘사전 환담’ 성격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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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이 톱다운 방식의 외교를 재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회담 시간만 놓고 보면 양 정상 간 논의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이 ‘비핵화 전 제재 유지’ 입장을 고수해 온 만큼 한·미가 비핵화 해법을 놓고 이견을 좁히려면 두 정상 간에 깊이 있고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는 “두 시간 만에 단독 회담과 소규모 회담, 확대 회담이 이뤄진다는 것은 이번 정상회담의 중량감에 비춰볼 때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양 정상 간 공동성명 발표나 공동 기자회견도 예정된 것이 없어서 사전 의제 조율이 충분히 안 됐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정상 내외 간 단독 회담에서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퇴장하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소규모 회담을 이어간다. 소규모 회담에 한국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장관,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 미 측에서는 각각의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한다. 이어지는 오찬 겸 확대 정상회담에는 한국에서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미 측에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 등이 추가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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