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이모티콘 작가 데뷔, 플랫폼별 방법 달라’ 이모티콘 작가에게 듣는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2019.04.08 07:00

업데이트 2019.04.11 15:08

정선화 작가. 그의 손 위에 있는 건 이모티콘으로 만날 수 있는 고슴도치·오덕토끼 캐릭터 일부, 아래는 린다 캐릭터.

정선화 작가. 그의 손 위에 있는 건 이모티콘으로 만날 수 있는 고슴도치·오덕토끼 캐릭터 일부, 아래는 린다 캐릭터.

인터넷 게시판이나 스마트폰 대화창에 쓰는 기호, 이모티콘(emoticon, 인터넷 게시판이나 스마트폰 대화창에 쓰는 기호, emotion 감정 + icon 기호)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2011년 11월 첫 모바일 메신저용 이모티콘 여섯 개를 출시한 후 7년이 지난 2018년 말 기준 6500여 개로 1100배 증가했죠. 같은 기간 누적 구매자는 2000만 명을 넘었어요. 또, 월평균 카카오톡 이모티콘 발신량은 22억 건(2018년 11월)에 달했습니다. 이모티콘 시장이 창작과 수익을 연계하는 새 플랫폼으로 견고하게 자리 잡은 거죠. 그렇다면 누구나 원하면 이모티콘을 플랫폼에 등록할 수 있을까요. 이모티콘 그리기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모티콘 작가 정선화씨를 만났습니다. 대학 시절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13년 캐릭터 업계에 입문해 카카오톡·라인·오지큐(OGQ·네이버 디지털 콘텐트 창작자 대상 판매 창구, 등록한 스티커는 네이버 카페·블로그·포스트에서 사용 가능) 등 플랫폼에서 이모티콘 작업을 했죠. 카카오톡 이모티콘 '아이보 리! 방울방울 라이프', '귀여운 릴리의 필요티콘', 라인 '오덕토끼', 오지큐 '바닷속 친구들' 등 특색 있는 캐릭터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나에 대해 궁리하고 감정 표현 더하면 개성 있는 이모티콘 완성…‘뚝딱뚝딱 나만의 감정 이모티콘 만들기’ 정선화 작가를 만나다

(왼쪽부터)허시은 학생모델, 정선화 작가, 우은성 학생기자.

(왼쪽부터)허시은 학생모델, 정선화 작가, 우은성 학생기자.

"개성을 담은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요. 먼저 ‘나에 대해’ 알아야 해요. 연필 먼저 들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궁리해 볼까요." 정 작가의 설명을 따라 학생기자단이 종이·사인펜·연필·지우개·색연필 등 각자 준비한 물건을 꺼냈죠. "지금 내 모습을 묘사해도 좋고요. 미래에 되고 싶은 모습을 그려도 좋죠. 선호하는 동물도 괜찮고요. 자유롭게 '나만의 캐릭터' 후보를 고르는 거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각각 파마머리로 할지, 땋은 머리로 할지, 동그란 얼굴형을 만들지, 다른 형태로 정할지 등을 먼저 궁리했죠. 고민을 끝냈으면 얼굴 기본형을 그릴 차례예요. 동그라미를 이용해 얼굴 비율을 먼저 배분하세요. 얼굴이 될 커다란 동그라미를 먼저 그리고, 세로선과 가로선을 하나씩 그어 눈·코·입이 들어갈 자리 기준점을 잡습니다. "연필은 나중에 지워지니 어떻게 그려도 괜찮아요." 정 작가의 말에 학생기자들이 자신감 있게 얼굴 형태를 그려냈어요.

정선화 작가가 아이패드에 자신의 캐릭터 오덕토끼를 그려 보이고 있다.

정선화 작가가 아이패드에 자신의 캐릭터 오덕토끼를 그려 보이고 있다.

얼굴을 먼저 그리고 머리카락을 씌우는 게 더 편하다는 게 정 작가의 설명입니다. “눈·코·입을 만들어볼까요. 제 예시랑 똑같이 그려도 좋고 스스로 원하는 모습을 그려도 돼요.” 학생기자단은 각각 원하는 모습을 그려냈어요. 시은 학생모델은 포니테일, 은성 학생기자는 파마머리를 골라 그리기 시작했죠. “파마머리는 풍성하게 표현할게요. 포니테일은 머리끈이 필요하잖아요. 머리 위에 리본이나 동그란 앵두 액세서리 등 높게 장식을 그려서 머리카락을 표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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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단계가 남았습니다. 감정을 넣는 거죠. 이모티콘의 감정은 사람이 말로 하기 어려운 것을 대신 표현하기 때문에 중요하죠. “자, 이제 얼굴에 감정을 넣을 거예요. 친구들이 기본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소개할게요. 놀라다, 두렵다, 기쁘다, 밉다, 화나다, 슬프다예요. 감정 내용에 따른 얼굴을 표현해요. 예를 들어 놀라면 눈이 커지죠. 화나면 덜덜 떨며 입을 앙다물 수 있고요. 여러분의 감정은 어떤가요.” 학생기자단은 모두 ‘기쁘다-마음이 흐뭇하고 만족스럽다’ 감정을 골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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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면 어떨까요. 입꼬리는 올라가고 눈은 초롱초롱할 거예요. 몸도 팔짝팔짝 뛰는 것 같겠죠. 그런 걸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거예요.” 정 작가의 설명에 따라 두 학생기자가 진지하게 사인펜을 골랐죠. “보통 얼굴 기본형을 그려두고 감정별로 여러 얼굴을 만들어요. 다른 이모티콘도 많이 참고해 보세요. ‘저 캐릭터는 저렇게 감정을 표현하는구나’ 하는 식으로 공부하면 나만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을 거예요. 이제 만화적인 표현을 더해도 좋죠. 다이아몬드 모양 반짝이를 넣어 기쁜 효과를 주는 거예요. 꽃 모양을 얼굴 주변에 휘날려도 좋죠.” 은성 학생기자는 자신이 그린 캐릭터 얼굴의 양 볼에 꽃을 그려 넣었어요. “웃는 이모티콘을 완성했네요. ‘내가 기쁠 때 어떤 동작을 하지’ 연구해서 몸통까지 그려 넣으면 얼굴뿐만이 아니라 몸통까지 있는 캐릭터 하나를 완성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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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응용 단계예요. "저는 애니매틱(ANIMATIC, 그림을 여러 장 겹쳐 움직이는 동작처럼 보이도록 돕는 어플)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주로 작업해요.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가만히 있는 이모티콘보다 주목도가 높아요.” 정 작가는 평소 스케치에 주로 아이패드를 사용해요. 아이패드에 스케치를 하고 스케치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그림 파일인 이른바 ‘움짤(움직이는 짤)’ gif 형태 그림을 만들죠. “종이 두 장을 준비하세요. 두 장의 그림에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정 작가가 종이 두 장에 간단한 그림을 그려 넣었어요. “자, 종이 두 장을 빠르게 움직이면 어때요. 움직이는 캐릭터로 보이죠.” 학생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냥 끄덕이는 거 아니죠? 보세요. 빠르게 종이를 넘기면 캐릭터가 움직이죠. 두 컷이라 움직임이 딱딱해 보이긴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있죠?” 학생기자들이 답했어요. “네!” 정 작가가 아이패드에 작업한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소개했어요. “한 장 한 장 보면 그냥 그림이지만 연속 재생하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 되는 거예요. 더 연습하면 복잡한 애니메이션도 만들 수 있어요. 이모티몬 하나의 동작을 위해 30컷까지 그리기도 하거든요. 보통 컴퓨터 작업을 하면 짧은 건 한 캐릭터에 한 시간, 긴 건 두~세 시간 걸려요. 한 세트 내놓는 순수 작업기간은 1~2주 걸리죠.”

허시은 학생모델은 평소 노트에 끄적대며 자기 캐릭터를 만들곤 한다. 이날도 그의 실력을 십분 발휘해 빠른 시간 안에 밝은 얼굴 기본형을 여러 개 그려냈다.

허시은 학생모델은 평소 노트에 끄적대며 자기 캐릭터를 만들곤 한다. 이날도 그의 실력을 십분 발휘해 빠른 시간 안에 밝은 얼굴 기본형을 여러 개 그려냈다.

“만들고 싶은 캐릭터 있어요? 사람 말고 동물도 좋아요.” 얼굴 기본형 그리기 입문을 끝낸 학생기자들을 위해 정 작가가 물었어요. 학생기자들은 답했죠. “곰!” “다람쥐요!” 은성 학생기자, 시은 학생모델이 각각 말했어요. “그럼 곰, 다람쥐 같이 만들어 봐요.” 두 학생기자가 새 종이를 꺼내 들었죠. “다람쥐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안 나면 바로 찾는 거예요.” 정 작가가 구글 이미지 창에 다람쥐를 검색했어요. “작업하기 전에 내가 그리고 싶은 캐릭터가 될 동물이 원래 어떻게 생겼는지 보는 거예요. 눈이 크고 볼에 뭘 넣고 있죠. 원래 캐릭터를 그리기 전에 똑같이 따라 그리는 게 좋지만 단순화해서 그리는 걸로 시작해도 좋아요. 먼저 연한 연필로 동그라미를 이용해 얼굴 형태를 만들 거예요. 연필이 샤프보다는 안정적이에요. 두께 조절이 상대적으로 쉬워 그림 연습할 땐 연필이 좋죠.” 정 작가 설명을 따라 학생기자들이 동그라미 두 개를 연하게 그렸어요. 이마·입을 각각 상·하단으로 구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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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로 선 하나를 그리세요. 눈을 그리는 기준선이 될 거예요.” 앞서 사람 얼굴 기본형을 그릴 때와 같은 과정이었죠. 다만 볼이 좀 더 통통하다는 것만 다릅니다. “양쪽으로 큰 동그라미를 하나씩 더 그리세요. 볼이 될 거예요. 귀는 머리 양쪽 위에 세모로 그리세요. 이제 두꺼운 사인펜을 꺼내서 테두리 따라 굵은 선을 표현하세요.” 얼굴 비율을 맞추기 위한 가이드라인 위에 각자 원하는 색을 더한 거예요. 눈·코·입까지 그리니 귀여운 다람쥐가 뚝딱 완성됐고요. 곰도 같은 과정을 거쳐 그렸습니다.

우은성 학생기자.

우은성 학생기자.

질문 시간. 은성 학생기자가 먼저 물었죠. "이모티콘 작가를 하는 건 어려워 보여요. 카카오톡에서 쓰는 이모티콘을 저도 만들고 싶은데요." 정 작가가 답했어요. "어렵지 않아요. 저도 카카오톡에서 승인 실패를 한 번 겪었어요. 움직이지 않는 캐릭터로 등록했던 거예요. 이후 미승인 처리 받은 후 움직임(애니메이션)을 넣는 등 재미있게 수정했죠. 재승인 결과 입점 성공이었습니다. 저처럼 두 번 만에 승인된 건 사실 운이 좋은 경우예요. 인기 작가분들도 한 번에 판매가 이루어지기 힘들거든요. 이모티콘 제작을 꿈꾸는 학생은 한 번 미승인 됐다고 좌절하지 말고 재도전하길 바라요."

소중 학생기자단, 정선화 작가.

소중 학생기자단, 정선화 작가.

"다른 곳도 입점이 까다로운가요?" 거듭된 질문에 정 작가가 답했어요. "아니요. 비교적 다른 플랫폼은 하루 출시 개수를 크게 제한 두지 않아요. 카카오 입점이 제일 품이 많이 들죠. 카카오·라인·OGQ 순으로 입점이 어렵다고 보면 돼요. 카카오는 더 상품성 있고 경쟁력 있는 이모티콘을 선정해 출시하거든요. 그렇다고 OGQ나 라인 스티커가 경쟁력이 없다는 건 아니에요. 다양하고 재미있는 작가의 개성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이모티콘이 있다는 장점이 있죠."

허시은 학생모델.

허시은 학생모델.

이번엔 시은 학생모델이 손을 들었어요. "카카오와 라인에 동일한 캐릭터를 등록할 수도 있어요?" 정 작가가 고개를 저었죠. "동일한 캐릭터는 가능하지만 같은 구성으로는 등록이 어려워요. 정책상 그렇죠. 플랫폼마다 성격이 조금씩 달라서 내가 제작하고 싶은 이모티콘을 어디에 출시하고 싶은지 먼저 고민하고 준비하는 게 좋아요.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주로 대화할 때 많이 쓰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이기 때문에 실험적인 이모티콘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게 좋죠. 재미있는 콘셉트도 잃지 말고요. 라인과 카카오는 큰 차이점은 없지만 카카오톡보다 라인이 해외 이용자가 많아요. 그래서 외국어로 만든 이모티콘도 많고요. OGQ는 주로 후기 글, 정보 전달 글, 감사 댓글 등을 사용할 때 이모티콘을 쓰는 곳이라 '꿀팁!', '공감과 댓글은 사랑입니다' 등 적절한 문구가 있는 이모티콘이 좋죠."

나만의 이모티콘, 얼굴부터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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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은 타원형/삼각형/사각형/원형/마름모형 이다.
-내 머리 모양은 단발머리/긴 머리/파마머리 다.
-내 눈썹은 굵어/얇아.
-내 코는 작아/커. 내 입은 작아/커.
-내 감정은 놀라다/두렵다/기쁘다/밉다/화나다/슬프다 야.
여러분의 이모티콘을 소중 홈페이지(sojoong.joins.com) 자유게시판에 올려 공유해 보세요.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송상섭(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우은성(수원 신풍초 4) 학생기자·허시은(군포 산본초 5)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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