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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back! 삼성이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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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달라졌다!

삼성폰 갤럭시에 대한 중국 언론의 평가가 그렇다. 신작 S10이 가져온 변화다. 삼성이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서 그럴 수도 있다. 어쨌든 삼성폰에 대한 그들의 시각이 변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함께 삼성에 대한 기사도 긍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폰 브랜드 '갤럭시'가 S10 출시 이후 중국 핸드폰 시장에서 다시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S10으로 찍은 사진 [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폰 브랜드 '갤럭시'가 S10 출시 이후 중국 핸드폰 시장에서 다시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S10으로 찍은 사진 [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한국에도 많이 소개된 환구시보(环球时报)의 인터넷 사이트인 환구망은 'S10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삼성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3배 늘어났다(三星S10系列热销,助力三星在中国市场份额增长三倍)'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내용을 보면 이렇다.

외국 매체 리테일뉴스(Retailnews)보도에 따르면 삼성S10의 판매 호조로 중국 내 삼성폰 시장 점유율이 0.8%에서 3.6%로 3배 이상 늘었다. 시장점유율 1% 이하의 늪에 빠져 있던 삼성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한국 조지기'의 선두 주자였던 환구시보가 삼성에 대해 소위 말하는 '빠는 기사'를 쓰고 있다.

갤럭시S10 광저우 론칭 행사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블로그]

갤럭시S10 광저우 론칭 행사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블로그]

중국 뉴스 포털에서 보이는 삼성폰 관련 다른 기사의 헤드라인을 보자.

아무리 욕해도 죽지 않는 삼성骂不死三星

구하기 어려운 갤럭시S10, 삼성의 숨긴 기술 비밀을 벗긴다Galaxy S10一机难求,揭秘背后的三星黑科技

갤럭시S10 체험해보니, 중국 시장을 회복하겠다는 삼성의 야심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三星Galaxy S10+深度体验:足以证明三星回归中国市场的野心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찾아 보기 힘든 헤드라인이다. 물론 페이퍼 신문이 아닌 인터넷 매체 보도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다. 삼성 마케팅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기사가 검열에 걸리지 않고 뉴스 포털 사이트에 줄줄이 소개된다는 건 분명 1%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삼성폰에 서광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말 'We are back(우리는 다시 돌아온다)'라고 외쳤던 권계현 중국총괄 부사장의 '전장 회복' 전략이 먹힐지 주목된다.

갤럭시 S10 난창 론칭 행사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블로그]

갤럭시 S10 난창 론칭 행사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블로그]

돌이켜 보면 삼성폰에 지난 2년은 쓰라린 시기였다. 가성비 중심으로 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했고, 이 와중에 터진 노트7 발화 사건과 사드 사태 등은 치명타였다. 전 작품 S9은 출시 1개월 판매량이 8만 대에 그쳤다. 로컬 브랜드 오포(OPPO)의 하루 판매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최고 브랜드 갤럭시의 굴욕이었다. 신제품 S10이 설욕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직 통계는 없다. 다만 쑤닝, 징둥, 티몰 등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갤럭시S10은 판매량과 매출액 모두 1등을 기록하고 있는 중으로 전해지고 있다. 쑤닝은 출시 이후 10분 판매량이 전작 S9보다 395%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S10으로 촬영한 봄꽃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사이트]

S10으로 촬영한 봄꽃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사이트]

통쾌하다.역시 삼성이다.삼성 기술의 저력이다.

삼성이 이뻐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S10의 판매 호조는 '대한민국 기술이 중국 시장에서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태산만큼이나 무겁다.

필자 얘기다.

1999년 8월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 전임자가 필자에게 넘겨준 핸드폰은 노키아였다. 핸드폰이 귀했던 시절, 그 노키아를 애지중지했던 기억이 선하다. 그러나 필자는 얼마 후 노키아를 버렸다. 필자가 사비를 들여 대신 산 게 바로 삼성 애니콜이었다.

애니콜

애니콜

중국에서도 '애니콜 신화' 열풍은 거셌다. 애니콜은 돈 있는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최고의 상품이자, 앞선 비즈니스맨의 상징이기도 했다. 애니콜은 단숨에 중국 시장을 석권했고, 2000년 이후 중국 핸드폰 시장의 흐름을 주도했다. 당시 LG 폰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로컬(중국) 브랜드가 그 시장을 놔둘 리 없다. 로컬 업체들은 싼 가격을 앞세워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니콜은 대략 10년 정도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로컬 브랜드 제품이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LG 폰은 아예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그게 끝은 아니었다. 2010년 이후 삼성은 스마트폰 갤럭시 브랜드로 다시 핸드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같은 핸드폰 시장이었다. 이 시장을 2000년 이후 10년 동안 '애니콜'로 먹었고, 2010년 이후에는 '갤럭시'로 요리했던 셈이다.

S10으로 찍은 선양 고궁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블로그]

S10으로 찍은 선양 고궁 [출처 삼성전자 중국 갤럭시 공식 블로그]

10년이다.

우리 기술이 중국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 말이다. 한 기술로 10년 정도 돈을 벌면, 그때쯤 중국 로컬 업체들의 추격에 잡히게 된다. 거기서 다시 도망가느냐, 아니면 잡히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잡히면 산업 자체가 통째로 위기에 빠져들기도 한다.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면 또다시 10년 정도 '꿀'을 빨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인 분야다. 1990년대 중반 이후 10년 브라운관으로 시장을 먹었고, 2000년대 중반 이후 10년을 LCD로 재미를 봤다. 이제는 중국 추격에 매몰될 지경이다. 중국 로컬 LCD 업체는 이미 기술이나 물량 면에서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 여기가 끝인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병기 OLED가 있다. OLED로 그 시장을 다시 장악할 수 있다면 또다시 10년 꿀을 빨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게 우리나라 산업의 운명이다.

OLED [출처 중앙포토]

OLED [출처 중앙포토]

S10을 주시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애니콜로 10년, 갤럭시로 10년, 그렇게 중국 핸드폰 시장을 먹어야 하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노트 7 발화와 사드 사태로 인해 지난 2년 여 곤욕을 치러야 했다. S10는 바로 그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병기가 되어야 한다.

가능하리라 믿는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S10이 2020년 이후 다시 10년을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콘셉의 핸드폰에게 그 시장을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

삼성폰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한국 기술과 중국의 시장은 그렇게 만나야 한다.

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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