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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애플·알리바바 같은 창업 신화 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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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글로벌 TOP 5 창업도시 서울 프로젝트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글로벌 TOP 5 창업도시 서울 프로젝트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기술 인재 1만 명을 육성하고,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데 2022년까지 1조9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다. 그간 불공정·불평등 사회 문제 해결에 집중해오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놓은 경제성장 전략으로 주목된다.

4일 ‘글로벌 톱5 창업도시 추진계획’ 발표 #앞으로 4년간 1조9000억원 집중 투자해 #기술 인재 1만 명, 유니콘 15개 키울 것 #“한강의 기적 잇는 창업 기적 만들겠다”

박 시장은 4일 서울을 세계적인 창업 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글로벌 톱5 창업도시 서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올초 신년사를 통해 서울을 경제특별시로 만들고 경제부시장을 추가 임명하겠다고 선언한 뒤 ‘창업 활성화’를 키워드로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박 시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 유럽·중국·홍콩 등은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이 성장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창업 지원은 성장 전략이자 일자리 등 경제 문제의 해결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창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까지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제 막 창업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서울시가 지속해서 투자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다면 6개월 안에 제품화할 수 있게 돕는다. 서울에 ‘신기술 창업 생태계’를 완성해 미국의 애플,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런 전략적 집중 투자와 지원을 통해 현재 7개인 유니콘 기업을 15개까지 확대하고, 벤처기업의 매출 비중을 전체 사업체 대비 7%까지 높일 방침이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뜻한다. 또 2023년까지 혁신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증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 개발, 사업화, 마케팅,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정부도 창업국가를 국정과제로 삼고 ‘제2의 벤처 붐 확산 전략’을 통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박 시장은 정부와 적극적 협력을 통해 서울시를 신기술 창업의 패스트트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기업분석 기관인 ‘스타트업지놈(GENOME)’이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위 창업도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다. 이어 뉴욕(미국)·런던(영국)·베이징(중국)·보스턴(미국) 순이다. 박 시장은 서울을 이들 도시와 견줄만한 창업도시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기술 인재 1만 명을 육성한다. 홍릉(바이오)과 마포(핀테크·블록체인), 양재(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등 6대 신산업 거점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인재 6400명을 양성한다. 11월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 ‘혁신학교’를 설립하고 문제 해결 중심의 소프트웨어 융합형 인재 2000명을 배출한다.

외국인 인재 유치에도 나선다. 법무부와 협조해 ‘기술창업준비비자’를 일주일 이내 발급되도록 절차를 간소화한다. 벤처캐피털이나 액셀러레이터로부터 1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에는 기술창업비자가 즉시 발급되도록 한다.

2017 홍릉 클러스터 국제 컨퍼런스 [서울시]

2017 홍릉 클러스터 국제 컨퍼런스 [서울시]

양재(AI)와 홍릉(바이오·의료)에는 1000개 이상의 혁신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입주 기업은 현 1043개에서 2200여 개로, 면적은 20만㎡에서 48만㎡로 2.4배 확대된다. 여기에 드는 1조9000억원의 예산은 시비 9600억원과 국비 6800억원, 민자 3000억원으로 충당한다.

조인동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핀테크와 바이오 분야가 성장하려면 규제 개혁이 선결돼야 한다”며 “특히 홍릉의 경우 중앙부처와 협의해 강소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해 규제 완화 효과를 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박 시장은 “창업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과거 ‘한강의 기적’을 잇는 ‘창업의 기적’을 서울에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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