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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무승부…文정권 밀어주던 그 PK가 아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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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민심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 창원‧통영‧고성 기초단체장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내어줬던 자유한국당은 4‧3 보궐선거에선 1대1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3일 통영시 선거사무실에서 통영·고성 지역구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경남 창원 성산에서 당선된 정의당 여영국 후보. [송봉근 기자]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3일 통영시 선거사무실에서 통영·고성 지역구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경남 창원 성산에서 당선된 정의당 여영국 후보. [송봉근 기자]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에 대한 PK 민심은 싸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의 참패, 1차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과 맞물린 남북관계 훈풍 등으로 ‘보수 텃밭’도 휘청했다. 경남도지사로 친문 핵심인 김경수 후보가 당선되면서 거센 민주당 바람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진 창원‧통영‧고성에서 한국당은 창원시장(허성무), 통영시장(강석주), 고성군수(백두현) 등을 모두 민주당에게 내주었다. 1995년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계열 후보의 싹쓸이였다.

당시 창원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48.0% 득표로 한국당 조진래 후보를 18%포인트 넘게 따돌렸다. 한국당이 다수를 이뤘던 창원시의회도 44석 중 민주당이 21석, 한국당이 21석을 가져가며 양분됐다. 통영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강석주 후보가 39.5%로 한국당 강석우 후보(38.2%)를 눌렀다. 고성군수 선거에서도 민주당 백두현 후보(56.3%)가 한국당 김홍식 후보(43.7%)를 제치고 승기를 쥐었다.

이에 따라 10개월만에 20대 총선에서 한국당이 무투표 당선자를 냈던 통영‧고성은 물론, 진보 색채가 강한 창원 성산에서도 한국당이 선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탈원전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한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가 창원에 상주하면서 연일 원전 관련 업체를 방문해 출근 인사를 하고 간담회를 열며 민심을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권의 안일한 인식에 비해 바닥 민심은 '제발 경제 좀 살려달라'는 호소가 강했다. 다시 한국당에 PK 마음이 돌아오고 있다"고 나름 자평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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