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서울대·울산과기원 등에 '100% 채용' 반도체학부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2019.03.26 11:34

업데이트 2019.03.26 17:31

정부 부처와 한국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국내 ‘톱 대학’과 연계해 기업 채용이 전면 보장되는 4년제 반도체 학부 신설을 추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언급한 ‘비메모리 반도체 인재 육성책’의 일환이다. 석ㆍ박사가 아닌 4년제 학부생 때부터 ‘될성 싶은 떡잎’을 먼저 알아보고 반도체 관련 기술을 익히게 해 사전 채용하겠다는 비전이기도 하다.

지난 25일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다음달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재 양성을 비롯해 최종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현재 서울대를 비롯해 연구중심 대학 3~4곳과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이 현재 정부와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KAIST·한양대도 설립 관련 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서울대·UNIST 등 3~4개 대학과 반도체 학부 신설 협의

여기서 반도체 계약학과란 기업이 요청한 학부 커리큘럼을 제대로 이수한 학생의 경우, 100% 채용을 보장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선 성균관대, 모바일 분야에선 경북대와 채용 보장형 계약학과를 공동으로 만들어 산학 협력을 하고 있다. 현재 성대 반도체시스템 공학과의 경우, 졸업생 가운데 90%가량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에 취업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정부는 한 학년 당 50~100명 규모로 장학금을 지급하며 반도체 학부를 운영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대에선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삼성전자 서울대연구소가 거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다른 반도체 기업과도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펀드를 만들어 반도체 학부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 안팎에 따르면 ‘비메모리 반도체 인재 확보’ 프로젝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2030년에 비메모리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비메모리에 역점을 두는 까닭이다. 더군다나 최근 칭화유니(清華紫光) 등 중국 반도체 메이커로의 인재 유출이 극심해지면서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학부생 때부터 '반도체 인력 확보' 총력전…채용 100% 보장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역시 한 달 전 서울 모처에서 대학 교수들과 만나 “반도체를 설계할 줄 아는 학생, 반도체 관련 소재를 다룰 수 있는 인재가 적어 앞으로가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반도체 인재 육성이라는 명분과 달리 아직 대학 내에서 기업 투자를 다소 불편하게 보는 시선은 신설 학부를 만드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대의 경우, 학부 차원에서 채용 전제 계약학과를 세우려면 학부장 회의에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중대 사안에 해당하면 이사회 결의도 거쳐야 한다.

서울대와 달리 중국 칭화대는 캠퍼스에서 각종 IT 기업을 창업하고, 이를 칭화 홀딩스가 모회사 형태로 경영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 역시 칭화 홀딩스 소속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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