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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취업특혜·건보료 회피 등 의혹 6가지…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08년 한국인 최초로 스웨덴 세계해사대학 교수로 임용된 항만·해사·물류 전문가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로 가는 문턱에서 신상과 관련한 수 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장남의 취업 특혜▶건강보험료 납부 회피▶수차례 위장 전입▶본인 병역 특례▶아들의 졸업 논문 표절▶월 300만원 공무원연금 편법 수령 등 거론된 의혹만 6가지다. 이 중 주요 의혹은 크게 4가지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뉴스1]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뉴스1]

①장남 특혜채용=신입 연봉 4000만원에 달하는 한국선급에 입사한 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26일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은 “문 후보자 아들의 채용 과정에서 ▶낮은 학점(3.08점)▶유효기간이 지난 토익점수 제출 ▶100점 만점 중 32점으로 2차 필기시험 통과 ▶후보자 아들 응시 당시에만 후보자 아들이 강세를 보인 영어비중 2배 상향 조정 등 숱한 의혹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장남은 유효기간이 지난 공인영어점수(토익)를 제출하고도 합격했다. 일반 취업 심사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토익점수를 내면 해당 점수는 인정되지 않는다.

또 장남의 자기소개서에는 '가족 중에 해양대 출신이 있다', '국제적 활동이 많으신 아버지 덕에 영국에서 살았다'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이런 문장 때문에 사실상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블라인드 평가가 무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은 "2차 필기시험 점수는 100점 만점에 32점에 불과했다"면서 “통상적인 필기시험의 경우 60점 이하인 경우 과락 처리하는데 100점 만점에서 32점짜리를 과락 처리하지 않고 합격시킨 것은 중대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3차 면접 역시 후보자 아들을 뽑기 위해 영어점수 반영 비율을 높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 후보자 아들이 한국선급에 지원했던 2015년 영어점수 반영 비율은 갑자기 2배로 늘어났다. 한 차례 동일한 채용이 더 진행된 뒤 영어점수 비율은 다시 원상 복귀됐다.

김 의원은 “문 후보자의 아들은 한국선급 지원자 148명 중 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5명)했다”며 “아들이 후보자의 막강한 배경을 바탕으로 합격했다면 누군가의 자리를 반칙과 특권으로 가로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장남의 입사시험이 진행되던 기간에 문 후보자가 한국선급을 방문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만난 사람이) 면접위원이었던 것은 나중에 알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양수 의원이 "장남의 취업 특혜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느냐"고 묻자 문 후보자는 "사퇴하겠다"라고 말했다.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 한국선급은 공식 의견문을 통해 반박했다. 한국선급은 “토익성적은 해당자만 제출하는 추가제출 서류로 응시자격 결격 요건이 아닌 ‘미제출’에 해당한다”며 “영어성적 배점은 5점(전체 배점 100점)으로 미제출자는 1점이 부여됐다. 당시 해당 선체 분야 경력직 응시자 115명 중 57명이 이 기준에 따라 1점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②건보료 납부회피=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후보자가 세계해사대학에 근무하며 1억3000만원이 넘는 고연봉을 받으면서도 건강보험료는 10년간(2009~2018년) 35만원을 납부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20대 아들의 직장 피부양자로 등재됐기 때문으로, 올해 지역 가입자로 전환된 문 후보자의 건강보험료는 월 15만원이 넘는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해수부는 건보료를 적게 냈다는 지적에 보도자료를 통해 “문 후보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해사대학이 있는 스웨덴에 대부분 거주하면서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보험료를 유엔(UN) 규정에 따라 연평균 365만8000원을 스웨덴 의료보험기관에 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 건강보험료를 납부한 것은 가족 방문차 연간 몇 차례 입국하기 위해 지역 가입자로 등록하고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수부의 해명자료를 다시 지적한 이 의원은 "문 후보가 보험료를 납부한 기관은 스웨덴 의료보험기관이 아니고 개인 회사다"라면서 "자신이 고연봉을 받으면서 어떻게 군에 가 있는 아들에게 (피부양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결국 문 후보자는 "법 규정에 위반되지는 않았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질책이 이어지자 "제가 살뜰히 챙겨보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③위장 전입 논란=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문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자녀가 선호학교 배정을 위해 1998년 1번, 2006년 한 달에 3번 등 총 4차례 위장 전입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양수산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문 후보자가 1998년 한국해양대학교 관사가 수리될 때까지 배우자와 자녀들이 배우자 동생 아파트에 실제 거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6년엔 딸의 학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전학을 고려했는데, 같은 교육지원청 관할이어서 전학이 불가했다. 그래서 다음날 지인의 주소지로 전입했는데, 한 달 뒤 신규 분양 아파트로 이사함에 따라 가족과 함께 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문회 동안 질책이 이어지자 문 후보자는 "딸아이 때문에 위장전입한 사실은 제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④군 복무 특혜의혹=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은 "본인이 복무 기간 중 석사과정을 이수하면서 다녔다"면서 "동년배 청년들에 미안하지 않나"고 질책했다. 문 후보자는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 “선박의 승선 근무 기간은 항해 기간뿐만 아니라 육상대기기간도 포함되며, 육상대기기간에 군 복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동생과 지인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문 후보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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