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퇴직 후 재취업 하려는 당신, 혹시 PPT는 할 수 있나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명주의 비긴 어게인(2)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업계 특성에 맞는 취업과 퇴직 준비, 그리고 퇴직 후 내 일을 찾기 위한 방법을 실례를 들어 코치해준다. 금융기관에 취업하는 법, 금융기관을 나와 재취업하는 비법을 알아본다. <편집자>

&#34;나, 어떻게 해야 돼요?&#34; [일러스트 강경남]

&#34;나, 어떻게 해야 돼요?&#34; [일러스트 강경남]

“나, 어떻게 해야 돼요?”
칼바람 앞에 떨리는 목소리다. 대기업은 물론 금융권에서도 여기저기 인원 감축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도 얼어붙었다. 기업들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비용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목소리를 높인다. 앞으로 경기는 더 나빠진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새해 새로운 희망은 벌써 저 멀리 가버렸나 보다. 기업들의 인원 감축 규모가 더 커질 거라는 암울한 소식만 전해진다.

정권이 바뀌고 정부가 나선다 해도 이 칼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어 닥칠 것이다. 50대 직장인 특히 50대 중반 이상은 이 바람을 피하기 힘들다. 40대도 못 버티고 나가는 상황이다. 그 누구도 이 칼바람을 막아 주지 못한다.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직장인으로서 반드시 거쳐 가야 할 나의 길인 것이다. 게다가 먼 훗날 일도 결코 아니다.

“나 어떡해요?” 하며 얼굴이 사색이 되어 튀어나오는 이 첫마디가 가슴을 친다. 안타까운 질문이다. 명퇴 앞두고 이 질문은 대부분 아무 준비가 안 된 절망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마냥 남의 일로 여기다 코앞에 불어 닥친 칼바람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저 오늘 명퇴 신청했습니다.” 또 다른 신청자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관리자다. 장차 임원으로 승진할 역량 있고 촉망받는 부장이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명퇴를 신청했다.

“어차피 가야 할 길입니다. 미룬다고 안 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 봤자 몇 년입니다. 미리 먼저 시작해 보려고요. 이제 100세 시대입니다. 50세인 지금이 전반전 마무리 시점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50년을 미리 대비해야죠. 그래서 나갑니다” 이 매서운 칼바람 앞에 너무나 당당하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한 것이다. 이 추운 겨울이 그에게는 봄이다.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잡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사례를 보았다. 퇴직했지만 경력을 살려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경우를 보면 그들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잡아 지속해서 본인의 경력을 이어가고 있었다. 성공적인 포스트 퇴직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성공적인 포스트 퇴직사례의 공통점 다섯가지. [일러스트 강경남]

성공적인 포스트 퇴직사례의 공통점 다섯가지. [일러스트 강경남]

준비된 그들의 비법 다섯 가지를 정리해본다.

첫째, 실무와 문서 작성에 익숙하라
기업이나 금융권에서 오랫동안 관리자나 임원으로 근무한 직장인일수록 본인 스스로 서류를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서류작성이나 실무 작업은 아래 직원의 몫이었다. 그들이 작성해온 문서나 보고서를 검토하면서 잔소리만 해왔을 것이다.

이렇듯 말로만 일하다 실무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막상 퇴직해서 이력서와 업무 관련 자료를 직접 작성하려다 낭패를 보게 된다. 재취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속해서 실무 감각을 놓치지 말고 PC로 서류, 보고서, PPT 작성 등을 익숙하게 잘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학위나 자격증을 미리 취득해 두라
직장 생활하면서 공부하기는 쉽지 않다. 과중한 업무량과 책임감 그리고 여러 일로 인해 주중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시간 내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석사학위 나아가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해두면 나의 가치자산이 된다. 업무와 연관되어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해보라. 본인이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또는 소질과 특기가 있는 일과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해보라. 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에 크게 도움이 된다.

셋째, 인맥을 쌓아 두라
성공을 부르는 귀한 자산이다. 퇴직이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직장 세상, 즉 온실 속 세상에서 거친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서의 성공은 결국 사람이고 인맥이다. 어떤 인맥을 가지고 있느냐가 퇴직 후 새로운 도전의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 된다. SNS 시대이다. 관심 있는 기업이나 기관의 인맥과 일촌을 맺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넷째, SNS로 세상과 소통하라
휴대폰 없이 살기 힘든 사회다. 휴대폰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 소통한다. 따라서 휴대폰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구인·구직 SNS를 활용해 보자. 페이스북, 유튜브 등 관심 있는 회사나 정보 페이지를 팔로우하거나 정기구독해서 최신 정보를 늘 수집한다. SNS상 일촌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여 소통하자.

다섯째, 건강을 유지하라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직장생활에서는 몸이 아프거나 병원에 입원할 때 조직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퇴직 후 더 이상 나를 도와줄 조직이 없다. 내가 스스로 내 몸을 지켜야 한다. 새로운 도전 앞에 건강은 최고의 실력이 된다. 건강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가 준비된 사람은 거세게 불어 닥치는 칼바람 앞에 당당하다. 명퇴 앞에 ‘나 어떡해요’가 아니라 ‘나 신청합니다’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새로운 봄, 새로운 기회를 희망차게 맞이하자. 인생 후반전 또다시 꽃을 피울 수 있다.

강명주 WAA인재개발원 대표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