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타봤습니다] 신형 쏘나타 150km 구간 시승기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쏘나타 후면 디자인. 남양주 = 문희철 기자.
‘성능 보단 기능.’
현대자동차가 21일 공식 출시한 중형세단 8세대 쏘나타를 시승한 느낌이다. 중앙일보는 21일 일산 킨텍스↔남양주 동화컬처빌리지 왕복 150km 구간을 시승했다.
쏘나타 외관은 현대차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을 적용했다. 덕분에 날렵한 느낌은 있다. 기존 모델 대비 길이(전장·+4.5㎝)와 앞·뒤바퀴 차축간 거리(축거·+3.5㎝)가 길어졌지만 전고가 3㎝ 낮아졌다.
디자인, 애스턴마틴 vs 메기수염

쏘나타 전면부는 애스턴마틴이 연상된다는 긍정적 의견과 메기의 수염이 떠오른다는 부정적 의견이 공존했다. 남양주 = 문희철 기자.
외관 디자인에서 주간주행등 디자인은 호불호가 엇갈렸다. 주간주행등은 점등하지 않으면 본네트에 수평으로 길게 그은 크롬 장식처럼 보인다. 영국의 슈퍼카 애스턴마틴이 연상된다는 긍정적 의견과 메기의 수염이 떠오른다는 부정적 의견이 공존했다. 콘셉트카가 아닌 양산차에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적용한 건 쏘나타가 최초다.
후면 디자인은 수평적이고 안정적인 느낌이다. 미등·정지등·방향지시등 등 모두 후면 램프를 하나의 얇은 선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었다.
한국어 음성 인식하는 ‘라이언 전무’

음성인식 비서기능을 활성화하면 카카오프렌즈의 사자 캐릭터(라이언)가 등장한다. 남양주 = 문희철 기자.
시동을 걸고 스티어링휠 왼쪽 최상단 버튼을 클릭하면 카카오프렌즈의 사자 캐릭터(라이언)가 등장한다. 현대차가 카카오와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다. 쏘나타의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외부와 통신하며 교류하는 차) 기능은 카카오의 AI플랫폼(카카오아이)과 연동돼 있다. 동사형(~알려줘) 한국어 음성인식 기능을 양산차에 적용한 건 쏘나타가 사상 최초다.
라이언에게 ‘쏘나타가 뭐냐?’라고 물었더니 ‘백과사전에 따르면, 기악곡의 한 형식’이라고 대답했다. 자신의 이름이 쏘나타인 건 모르는 듯했다. 국산차(제네시스G70)와 수입차(메르데세스-벤츠 S클래스)를 막론하고 현재 양산차 적용 중인 최신 차량용 한국어 인식은 키워드 인식 방식이다. 예컨대 ‘날씨’라는 명령어(단어)를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 이에 비해 신형 쏘나타는 한 차원 높은 한국어 음성 인식 시스템을 보여줬다.
쏘나타 최대 강점은 다양한 첨단 신기술이다. 여럿이 함께 차량을 사용하더라도 디지털 키로 문을 열거나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개인화프로필이나,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해서 차키가 없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 출입이나 시동이 가능한 ▶현대디지털키 등이 대표적이다.
연비·신기술 ‘만족’…승차감·소음 ‘불만족’

21일 신차 출시 행사에 등장한 현대차 쏘나타. 고양 = 문희철 기자.
반면 차량의 성능은 무난했다. 가속력은 평균 수준이지만 추월하려고 가속하면 생각만큼 만족스럽게 엔진회전수가 상승하지는 않았다. 저속에서는 정숙한 편이지만, 시속 120km/h를 넘어서거나 터널에 진입하면 소음이 다소 시끄러웠다. 승차감의 경우 상위 체급인 현대차 그랜저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지지만, 동급 세단과는 비슷한 수준이며, 급감속 제동력은 우수했다.
연비도 나쁘지 않다. 새로 개발한 플랫폼(3세대 플랫폼) 덕분에 동급차 평균 대비 55㎏ 이상 감량한 덕분이다. 신형 쏘나타는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0㎏f·m의 성능을 내면서도 연비(13.3㎞/L)가 기존 모델보다 10.8% 향상했다(2.0 가솔린 기준). 시승 구간 실제 연비는 15.0km/L를 기록했다. 수입세단인 혼다 어코드(10.8 km/L·2.0 가솔린)나 도요타 캠리(12.3km/L·2.5가솔린), 닛산 알티마(12.5 km/L·2.5가솔린)에 뒤지지 않는다.

쏘나타는 고성능 자동차에 주로 장착하는 피렐리 피제로타이어를 선택했다. 남양주 = 문희철 기자.
주요 부품의 레벨도 한 단계 높였다. 타이어는 고성능 자동차에 주로 장착하는 피렐리 피제로타이어를 선택했고, 오디오는 현대차 최초로 보스의 음향 시스템을 선택했다. ▶중앙일보 12일 경제4면
다만 가격(2346만~3289만원)이 올랐다. 기존 쏘나타 뉴라이즈(2219만~3233만원)보다 56만~127만원 인상했다. 경쟁모델인 기아차 K5(2228만~2891만원)나 한국GM 말리부(3022만~3279만원)·르노삼성차 SM6(2268만~2498만원)와 비교하면 다소 비싸지만, 고급 안전기술을 다수 적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인상폭이다.
고양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