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공개하고 기준 깐깐하게...슬금슬금 오르는 분양가 고삐 죈다

중앙일보

입력 2019.03.20 11:42

21일부터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분양원가를 62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공개해야 한다.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포토

21일부터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분양원가를 62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공개해야 한다.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포토

정부가 슬금슬금 오르는 아파트 분양가의 고삐를 당기기 시작했다.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21일부터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기존 12개에서 62개로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2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21일부터 분양원가 62개 항목 공개
공정 별 원가 비교 확인할 수 있게
민간택지선 HUG가 고분양가 규제 강화

‘원가 부풀리기’를 막아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두루뭉술하게 명시하던 공사비 항목을 공정별로 쪼개 공개하게 했다. 소비자들은 공정별로 비용이 얼마가 들어갔는지 원가를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토목 공사로 묶여 있던 공정을 흙막이ㆍ도로포장ㆍ조경공사 등 13개 항목으로 원가를 나눠 공개한다. 건축 공사도 철골ㆍ철근콘크리트ㆍ가구ㆍ창호ㆍ도장ㆍ주방용구 공사 등 23개 공정으로 쪼개 명시해야 한다.

21일 하남시의 분양가 심의를 받는 위례신도시 내 ‘힐스테이트 북위례(A3-4A BL, 1078가구)’가 개정안을 최초 적용하는 단지가 된다. 심의를 무난히 통과하면 이달 말께 또는 다음 달 초에 입주자모집을 할 예정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올해 공급하는 서울 고덕 강일, 하남 감일 및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공동주택도 분양원가 62개 항목을 공시해야 한다. 국토부는 “입주자의 당연한 알 권리를 보호하는 조치로 아파트별 분양 원가를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분양가 거품을 빼고 안정화하는 방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당장의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의 상당수는 땅값이고, 건축비는 3.3㎡당 450만~500만원 선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땅값을 낮추지 않고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택지에서는 고분양가 규제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나섰다. 이재광 사장은 19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고분양가 규제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분양한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2469만원에 달하는 등 서울 내 신규분양 단지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잇따라서다.

서울의 경우 HUG가 지정하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1년 이내 인근 신규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의 110% 넘으면 HUG가 분양 보증을 안 한다. 하지만 인근에 신규 분양 단지가 없을 때 시세 대비 110%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분양가가 많이 오르게 된다.

이 사장은 “주변 시세의 110%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주변 시세가 올라가면 (분양가가 올라가는) 그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여 개선하고 보완할 방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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