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대사 “트럼프, 미·일 안전이 더 중요해 北 요구 거부”

중앙일보

입력 2019.03.20 11:33

업데이트 2019.03.20 15:21

2017년 11월 17일,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가 일본 도쿄의 일본기자큽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7년 11월 17일,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가 일본 도쿄의 일본기자큽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가 미·일 간 연대를 통한 대북 압박 기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월가 출신의 해거티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연락이 가능한 측근으로 꼽힌다. 북미 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판 깨기’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역시 경고성 메시지를 내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측근 해거티 대사, '대북제재 효과' 강조
"일본 덕분에 '하노이 정상회담'도 가능했다"
단계적 제재완화 원하는 한국 입지 좁아질 수도

해거티 대사는 ‘대북한, 미·일연대가 중요하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20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냈다. 해거티 대사는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북한의 제시안이) 미·일과 지역 안전에는 기여하지 않는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데 일본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해거티 대사는 “일본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력히 지원해 3차례에 걸친 대북제재를 이끌어냈다”며 “그 결과 초래된 경제적인 압력이 북한을 교섭의 장에 나서도록 (유도해)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제재에 대한 압력을 느꼈다는 것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유엔의 경제제재를 사실상 전부 해제하도록 요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짚었다.
또 그는 “일본의 지원이 없었다면 하노이 회담도 실현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일본의 흔들리지 않는 지원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과 관련해선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의 해결이 중요하다고 재차 표명할 기회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2017년 11월 6일, 방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왼쪽)와 도쿄 아카사카궁에서 열린 만찬에서 한 테이블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2017년 11월 6일, 방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왼쪽)와 도쿄 아카사카궁에서 열린 만찬에서 한 테이블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해거티 대사는 하노이 회담 결렬과 관련해선 “하노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진전이 없었다고 혼돈해선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비핵화 방식에 대한) 결연한 태도를 보인 뒤, 김 위원장도 그것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기고문에서 한국은 말미에 딱 한 번 언급됐다.
그는 “우리는 한·일과 강력한 동맹관계에 있다. 이 연대는 앞으로의 대북 외교에 불가결하다”고 적었다.

일각에선 이번 기고문의 의미를 일본의 대미 외교력이 대북 문제에 깊이 투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런 만큼 단계적인 대북제재 완화를 강조하는 한국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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