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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 절도 미수 3인조 수사 답보…보안시설 보강키로

중앙일보

입력

함평군이 나비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순금 162kg짜리 황금박쥐 순금 조형물. [중앙포토]

함평군이 나비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순금 162kg짜리 황금박쥐 순금 조형물. [중앙포토]

전남 함평에서 일어난 고가의 황금박쥐 조형물 절도 미수 사건의 3인조 용의자가 특정됐다.

용의자 신원 특정했지만 경찰 추적 피해 잠적한 듯

20일 함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시35분쯤 함평군 함평읍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침입하려던 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TV(CCTV)와 동선에 위치한 CCTV 등을 분석해 이들의 신원을 파악했다.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공구로 출입문을 파손한 뒤 내부에 들어가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일주일이 가까워지도록 소재 파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보음에 놀라 도주한 뒤 경찰 추적을 피해 주변과의 연락을 완전히 끊고 잠적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의 신원이 확인된 만큼 검거는 시간 문제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위해 용의자의 연령대 등을 아직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함평군은 보안시설 보강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가치가 90억원 안팎에 달하는 고가의 물품인 점에서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함평군은 일단 황금박쥐 조형물이 전시된 생태전시관 출입구의 기존 저화질 CCTV를 고화질 제품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CCTV로는 출입객의 얼굴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조명 장치도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애초에 황금박쥐를 노리고 침입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함평군의 계획이다.

황금박쥐 조형물은 162㎏의 순금과 281㎏의 은 등으로 제작돼 있다. 가로 15㎝, 세로 70㎝, 높이 218㎝ 크기다. 방탄유리가 황금박쥐를 보호하고 있다. 설령 유리를 부수더라도 무게 탓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함평나비축제를 전국에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이 조형물의 가치는 크게 올랐다. 2005년 제작 당시 재료비 등 27억원이었지만 금값 인상 여파로 가치가 10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껑충 뛰었다.

함평군은 우리나라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황금박쥐가 1999년 함평 대동면 일대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자 조형물을 제작했다. 도난이나 분실에 대비해 보험에도 가입했다.

함평군은 황금박쥐 조형물을 통해 외지인들에게 함평을 친숙하게 홍보하는 효과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십억원대 제작비와 한해 1600만원 안팎에 달하는 고액의 보험료 탓에 예산 낭비 지적도 받고 있다.

함평=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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