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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이문호 영장 기각…경찰 수사 차질빚나

중앙일보

입력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19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19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클럽 버닝썬의 마약 유통 핵심으로 지목된 공동대표 이문호(29)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재판부가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경찰 수사에 난관이 예상된다.

19일 오후 7시 55분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는 이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 증거자료 수집 및 혐의 소명 정도, 관련자들의 신병 확보 및 접촉 차단 여부, 수사에 임하는 피의자의 태도, 마약류 관련 범죄전력,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 사건과의 관련성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씨는 버닝썬의 조직적 마약 유통 의혹의 핵심에 선 인물이다. 이씨는 당초 마약 의혹을 ‘루머’라며 일축했었다. 그는 지난달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마약 하는 직원, 손님들을 일일이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내 주변 누구도 약을 판매하거나 유포한 사실이 없다. 마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클럽 문을 닫겠다”며 “마약 투약 의혹을 제보한 사람들을 고소하겠다. 루머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적었다.

경찰은 지난달 이 대표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 18일에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이 이씨의 신병확보에 실패하면서 향후 수사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한규 변호사는 “이씨의 혐의 중 핵심인 마약 유통 부분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마약 유통 책임자로 알려진 중국인 직원 ‘애나’도 두 번째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경찰은 애나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성분 미상의 액체 몇 병과 흰색 가루를 입수하고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분석 결과에 대해선 경찰은 함구하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을 비롯한 강남 클럽가의 마약 관련 수사를 벌인 뒤 현재까지 총 40명을 입건했다. 이중 버닝썬 관련 인물은 14명이고 이 가운데 ‘MD’로 일했던 3명이 구속됐다. 다른 클럽에서 마약류에 손을 댄 17명도 입건됐으며, 이른바 ‘물뽕’(GHB)을 인터넷에서 유통한 9명도 입건됐다.

가수 정준영씨도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번주 중으로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씨는 승리 등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밖에 버닝썬과 유착한 전직 경찰관 강 아무개씨는 지난 15일 구속됐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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