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ㆍ중 무역협상 타결 "6월에나 가능성"…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 강경파 역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서 양측 대표단이 마주보고 앉았다. 오른쪽에서 셋째가 류허 중국 부총리, 왼쪽에서 다섯째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AP=연합뉴스]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서 양측 대표단이 마주보고 앉았다. 오른쪽에서 셋째가 류허 중국 부총리, 왼쪽에서 다섯째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미·중 정상회담이 오는 6월에나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SCMP "미중 정상회담 6월 연기" 보도 #최종 합의 안 된데다 미 행정부 내 이견 #강경파, 중국 이행 메커니즘 강화 주장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 회동 가능성

SCMP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이 다음 달까지 무역 합의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중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4월 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으며, 다른 소식통은 정상회담이 6월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양국 협상 대표단은 무역 합의문 문구를 완성하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국과의 합의안을 놓고 참모들 간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이 나뉘는 지점은 중국이 합의를 이행하도록 담보하는 이행 메커니즘에 얼마만큼의 중요성을 부여할지, 그리고 무역협상이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협상에 진전이 있었는지 등이다.

지난 1월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EPA=연합뉴스]

지난 1월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EPA=연합뉴스]

미국 측 협상단 대표를 맡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다. 미국의 대북 핵 협상에 존 볼턴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있다면 대중 무역협상에는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있다.

통상 전문 변호사 출신인 라이트하이저는 중국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품고 있다. 지난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미국 측 협상 대표를 맡았는데 성과가 없자 트럼프 대통령이 라이트하이저로 교체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의 이행 메커니즘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주에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대한 이슈(major issues)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초 3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무역협상을 담판 지을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언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3월 27일 회동 가능성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정부 어느 한쪽도 이 날짜를 공식 확인한 바는 없다.

최근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가 "정상회담이 연기됐다"고 전하면서 두 정상 간 만남 시점에 대한 관측은 4월로 미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무역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정에 서명하는 미·중 회담은 3월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며 이르면 4월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같은 회담이 실제로 열릴 경우 그 시점이 4월 말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회담 불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이 국빈방문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미국 측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관료들은 시 주석이 미국까지 날아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협상 때처럼 회담장에서 걸어나가는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 [EPA=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 [EPA=연합뉴스]

회담 시점은 불투명하지만, 미·중 양측 모두 협상이 결렬되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이다. 신화통신은 "류허 중국 부총리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난 14일에도 통화하며 구체적인 진전(concrete progress)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만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CMP의 6월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보도에 대해 아직 미국 정부나 미국 언론의 반응은 없다. SCMP 보도가 나온 16일은 미국 시간으로 주말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